광주치과의사회 임원으로 들어가 독거 불우노인 틀니봉사 시작
매월 2일 '이의 날'로 정해 치과 내원하면 무료 구강검사 실시
박 종 수
光州 박종수치과 원장
전 치협대의원총회 의장
1984년 요한바오로 2세 교황님의 광주방문 때의 일이다. 광주대교구에서 기념사업을 토론할 때 “3만 운동”을 주장했던 내 의견이 채택되었다. 신도 1만 명 헌혈운동, 가톨릭 의료인 무료진료 1만 명, 신도 1만점 구호품 모으기의 만 만 만 “3만 운동”이다. 그 결과 무료진료 1만 명 성취했고 구호품 1만점도 성취하여 충청도 강원도 수해지구에 전달했다. 다만 헌혈운동이 3,800명으로 집계되어 부분 성취였다. 이렇게 봉사의 세월은 계속되었다.
개인봉사가 단체봉사로 발전하게 되었다. 내가 광주광역시 치과의사회 임원으로 들어가 시작한 독거·불우노인 틀니봉사는 계속 이어졌다. 우리 광주시 치과의사 한 명이 불우노인 한 명씩 무료틀니를 장착하여 1년에 300케이스씩 완성했다. 필자가 광주광역시 회장을 역임하던 당시는 국민의료보험이 없을 시기였다. 초등학생들은 연중행사로 1년에 1회씩 무료검진·치료를 했으나 일반시민들에게는 아무 해택을 주지 못했다. 하여 매월 2일을 ‘이의 날’로 정하고 그날은 모든 시민들이 치과에 내원하면 무료 구강검사를 하도록 했다. 의료보험이 정착될 때까지 광주시민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고 사료된다.
지역단체봉사가 국가정책으로 확대되는 기회가 왔다. 나는 이효계 광주직할시장님께 이웃사랑 10가지 운동을 제안했다. 소년소녀가장 돕기, 장애우 돕기, 빈민촌 새집지어주기, 시내배회 부랑아 선도하기, 독거노인 무료진료 등에 대한 것이다. 이 제안서는 시·도지사가 참석하는 국무회의에서 발표되었고 전국시행 국가시책으로 채택 되었다고 시장실로부터 전달이 왔다. 봉사가 개인-> 단체-> 지역-> 전국-> 국가정책으로 확대되면서 그 범위와 내용과 방법이 계속 진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시대변화에 따른 봉사의 대상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구두 닦기 소년들을 선도하는 직업소년원 허상회 원장은 우리 교회 교우였다. ‘살아서는 사람거름, 죽어서는 나무거름’ 이라는 좌우명을 정하고 시내에 배회하는 소년들을 거두어 50여 년 동안에 1.000명 이상을 자수성가시켜 사회에 내보낸 살아있는 성인이었다. 필자는 1970년 초부터 그 분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도움 요청으로 나도 직업소년원에 후원자가 되었다. 1990년대 IMF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할 즈음 웬만큼 사회가 정화되어 구두 닦기 소년들이 줄어들 시기가 되었다. 허 원장은 직업소년원 근교에 있는 광주공원에서 점심을 굶고 힘없이 누워있는 노인들을 보게 된다. 그분들을 모시고 가서 무료식사를 대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허 원장은 나를 찾아와 큰일 났다고 하소연 했다. 몇 분에게 음식을 대접했더니 그 분들이 친구들을 모아 와서 90명이나 되었다는 것이다. 허 원장과 나는 의논하여 교우 몇 분과 함께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어 불우노인 무료급식소인 “분도와 안나 개미 꽃동산, 사랑의 식당”을 시작했다. 호남 최초 불우결식노인 무료급식소인 셈이다.
허 원장이 돌아가신 후 2018년부터는 필자가 이사장을 맡게 되었다. 코로나 정국 전에는 노숙자, 결식자, 걸인, 차상위 독거노인 등 불우한 사람들이 새벽부터 모이기 시작한다. 11시에 아점(아침겸 점심)으로 배식을 하는데 사랑의 식당동산으로 매일 800여명의 노인들이 오셨다. 평화롭게 줄을 지어 동산을 천천히 올라오시는 모습을 보면 이곳이 천당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코로나 이후 좀 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각 구와 동별 사업으로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국가 정책으로 바뀌어 매일 400여 명 정도로 줄었다.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봉사자 중에는 ‘생명부지의 환자에게 조건 없이 무료로 신장장기’를 기증한 분도 있다, 이곳에는 분명 지상의 천사들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 동안 건물이 노후 되어 작년에 철거하고 대지면적 약 500여 평에 새로운 철골 2층 건물이 금년 2월에 완공됐다. 1층은 무료급식소로하고 2층은 노인들의 건강을 위하여 무료 노인건강증진센터가 운영될 계획이다.
우리 사회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제는 우리 치과계의 젊은 후배들이 조건 없이 봉사에 동참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선배들의 작은 봉사가 후배들의 큰 봉사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참으로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감사한 일이다. 필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국제라이온스협회, UN NGO 밝은사회, 종교단체 등 많은 봉사단체에 가입하여 연구하고 참여하고 이끌어 나간 경험들이 봉사의 진화에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기적처럼 태어난 고귀한 인간생명을 위해 나의 남은 날까지 봉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
| 박종수 원장과 함께하는 봉사자들 |
http://www.chihak.co.kr/news/18586
관련기사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