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탐구 <213> - 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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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5/30 치학신문

음식탐구 <213>
머위

봄철 입맛 돋궈주는 최고의 암 치료약인 동시에 염증 치료약

조 재 오

경희 치대 외래교수

머위는 국화목(Asparagales) 국화과(Asparagaceae)의 채소로 여러해살이풀로 일본이 원산지이다. 학명은 Petasites japonicus (Siebold & Zucc.) Maxim. 1866 이다. 머위의 학명 중 속명 petasites는 그리스어 petasos 즉 녹색의 넓은 모자라는 뜻에서 유래하고 머위의 잎의 모양에 연유한다. 영어로는 Butterbur, fuki 이며, 중국어로는 봉두채(蜂斗菜), 관동(款冬), 일본 이름은 フキ이다.
북한에서는 '머위'를 '봉두채'라고 동남 방언 사용 지역과 충청도에서는 '머구', 서남 방언 사용 지역에서는 '머우'라 부른다. 다만 전라도에도 머윗대를 '모웃대' 부르는 지역이 있다.
머위는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가늘고 긴 지하경이 3∼4본 발생하고 7∼8절 마디가 신장한다. 머위는 더위와 건조에 약하고 옛부터 봄에 수확되는 채소로 귀중한 계절채소이다. 10∼23℃범위에서 생육되고 토질은 양토 또는 사양토에 적합하다. 머위는 잎자루를 채소로 이용하고 초봄에 돋아나는 어린 꽃도 산채로써 식용한다. 머위는 야생상태의 것을 채취하거나 야생종을 선발하여 재배화한 것으로 지하경(地下莖; 땅속줄기)에 의해서 영양번식(vegetative propagation)되고 있으며 품종분화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머위는 집 주변이나 산지의 응달진 빈터에 자란다. 양달에서도 자라는데 응달진 곳에서 자란 것보단 질기다. 꽃줄기가 먼저 올라와 피며 꽃이 진 후 잎이 나기 시작한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피는데 수꽃은 황백색, 암꽃은 흰색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월에 꽃이 피고 난 뒤 어린잎이 나기 시작하며 어린잎과 긴 잎자루는 나물로 먹는다. 잎이 다 자라면 질겨지므로 말리거나 데치는 방법으로 보관한다. 간장에 절여 명이나물처럼 저장하기도 한다. 다소 쌉쌀하고 향긋한 풍미가 있어서 구운 돼지고기와 함께 쌈으로도 먹는다. 곰취, 씀바귀와 함께 봄철의 입맛을 돋궈주는 나물로 인기가 있다. 물론 특유의 쓴맛으로 인해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겨울을 이겨내는 인동초와 같이, 머위도 머위차를 끓여 감기 예방/치료제로 쓰였다. 천식, 기관지염에도 효과가 있어 진하게 달여 마시기도 했다. 주로 어린잎이나 뿌리를 이용했는데 매우 쓰다. 다만 악간의 부작용이 있는 인동초와는 달리 머위는 독이 없고 구하기 쉬워 시골 등지에서는 자주 쓰였다.
최근에는 재배된 머위도 있으나 맛은 자생종과는 확실히 다르다. 토양오염과 농약에 약해 논농사가 많은 들에서 자생하는 것은 거의 전멸했지만, 산간지역에서는 아직 어렵지 않게 머위를 발견할 수 있다. 여름철이라도 잎이 작은 것은 다소 질기지만 잎이 다 큰 것도 뜯어 말렸다가 먹기 전에 데치면 파릇하게 살아나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머위는 데쳐먹는 방법도 있고 튀겨먹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데쳐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무쳐먹는 것을 선호 하며 흑염소탕에도 들어간다. 머위는 특유의 향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잎도 깻잎보다 연해서 장아찌로 해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사람뿐이 아니라 곰들도 좋아하는 식물이라서 곰이 겨울잠에서 깨면 가장 먼저 먹는 식물이 머위라고 한다. 농촌에서는 길게 자란 잎자루를 데쳐 나물로 먹는데, 독특한 향기가 있어 좋고 아주 쓴 맛이 난다. 어린잎을 데쳐서 쌈으로 먹기도 한다.
머위는 키가 30~50cm쯤 자라고 꽃은 2~5월에 핀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암그루는 꽃이 희고 황백색이어서 구분하기 쉽다. 수꽃은 잎이 나오기 전에 피고 암꽃은 잎이 나오고 나서 핀다. 수꽃의 줄기와 잎자루를 나물로 먹는데 특유의 향기와 쓴맛이 있으며, 꽃봉오리와 근경은 구어혈·해독·소종의 효능이 있어 한의학에서 약용으로 쓰인다. 약성은 냉하고 쓰며, 인후염·편도선염·기관지염·암종과 뱀 물린 데 등에 쓰인다.
요즈음 학자들의 연구 결과, 머위 잎과 뿌리는 편두통, 위궤양, 천식에 좋은 효과가 있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알레르기를 없애고 뛰어난 항산화 활성이 있으며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간 기능을 좋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위는 최고의 암 치료약인 동시에 최고의 염증 치료약이다. 특히 여성의 자궁근종과 자궁염, 요도염, 방광염 그리고 남성의 전립선염, 위염, 장염 등에 아주 잘 듣는다. 항암 효과도 빼어나게 높아서 자궁암이나 난소암, 방광암, 위암, 폐암, 간암 등 온갖 암에도 뛰어난 치료 효능이 있다.
머위에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PA)라는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물질은 간독성이 있어 간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 임산부와 수유부, 영유아의 경우에는 머위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머위는 일본에서 아키타현((秋田県,あきたけん)의 현화(縣花)이다. 도호쿠 지방(東北地方) 에서 재배되는 머위는 '아키타부키'라 불리는 변종인데 일반적인 머위보다 매우 커서 토란이 연상될 정도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튀겨 먹는 경우가 많고 잎보다 봉오리를 더 선호한다. 아이누 전설에서는 머위 잎 아래에 정령이 숨어 산다고 하는데, 실제로 홋카이도(北海島)에서는 정령은 물론 사람이 숨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머위가 있다.
요즈음은 통신 판매로도 머위를 간단히 구할 수 있다. 머위를 이용한 요리로는 머위김치, 머위 장아찌, 머위되장국, 머위무침, 머위 볶음, 머위곷튀김, 머위순나물, 머위나물전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새봄에 머위나물로 집나간 입맛을 불러들이는 것은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