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치의학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해방이 되어 일본인들이 퇴각한 후로 우리나라는 한때 각 분야에 대한 정보나 전문 인력이 열악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한 열악한 위치에서 현재와 같은 발전된 한국 사회를 이룩하기까지는 많은 우리 선후배 학자들이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된지 70여년이 경과한 지금,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를 회상하면서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보편적인 사고의 순서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치과학문은 비교적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치과교육기관인 경성치과의학교(京城齒科醫學校)가 1922년에 설립되었으니까 그 때로부터 계산하면 금년이 2021년, 꼭100년째 되는 해이다.
더구나 일본식민지로부터 해방이 된지 5년만에 다시 6.25라는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나라는 폐허가 되고, 모든 분야의 자료가 소실되고, 나라가 혼란한 상태에서 식생활이 급급한데 학문을 추구한다는 것이 생각도 못할 처지였던 것이 우리 한국의 과거사이다.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전쟁은 멈추었으나 국민생활은 피폐하여 있었고, 나라는 전쟁의 피해에서 수습단계에 들어갔으나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을 때에도 국민들의 교육열(敎育熱)만큼은 대단하였다.
1960년대 후반까지는 우리나라에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이 유일한 치과교육 기관이었다.
과거 필자가 경험한 시대적 배경을 돌이켜 보면 1950년대를 경험한 필자로서 그 당시 우리 치의학계에는 전문서적이라고는 전무한 상태였다.
1970년대 후반까지도 학생강의는 교수님들이 불러주는 암기 위주의 칠판교육이었다, 필자는 1957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입학하였다. 1학년생으로 해부학 생화학 생리학 등 여러 전공학문 강의를 듣는데, 해부학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라틴어(Latin)로 해부학 용어를 외우고, 치주병학이나 치아형태학을 배울 때에는 독일어 의학용어로 강의를 듣고, 생리학 강의를 들을 때에는 영어 의학용어로 강의를 들었다.
그것도 교수님께서 칠판 글씨나 교수님께서 노트를 불러주시면 받아 쓰고, 시험 때가 되면 평소 강의 때에 미쳐 교수님의 강의를 못 받아쓴 빠진 부분은 이 친구 저 친구 찾아다니며 그들의 노트를 빌려 없는 부분을 보충하여 시험에 대비하던 그러한 시기가 있었다.
참고서적이라도 있었으면 강의를 듣지 못하였어도 자습으로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는 학생들을 위한 참고서적이나 전공서적이 전무한 시기였다. 참고서적이라야 치과대학 도서실에 일본인이 남기고 간 일본말 전공서적이 1~2권 있었을 뿐이었고, 1955년 미국 ICA 원조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치과기자재와 함께 들어온 몇 권의 영어 전공서적이 전부였다. 그것도 모든 분야에 걸친 것이 아니라 몇몇 전공분야에 대한 참고서적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한 과거를 경험한 필자로서 지금 이 시기를 과거와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이지만, 그렇다고 현실에 만족 할수만은 없고, 앞으로도 후진들을 위하여 더 많은 지식의 전달 매체로서 전공서적을 저술하는데 매진하여야 할 것이다.
http://www.chihak.co.kr/news/1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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