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또한 전문 인력의 부족도 문제였다. 1957년 필자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준 학생 수첩에 기재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교직원 수를 헤아려보니 교수 숫자가 13명이다. 그중에서도 정교수는 서너 명뿐이고 나머지는 대우 부교수, 대우 조교수와 강사로 기재되어 있었던 것이 기억된다. 이와같이 치과대학도 하나뿐이었지만 각 전공분야에 학자도 극소수인 상태에서 전문서적을 집필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희대학을 비롯하여 연세치대, 조선치대 등이 출현하면서 교수요원도 충원이 되고 현재에 이른 것이다. 지금이야 전국에 11개 치과대학이 있으니 전문 인력은 확보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학은 아니더라도 개원가에도 훌륭한 경력을 갖춘 인재들이 포진해 있어 이들의 활동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되었다.
I. 전공서적의 출현:
195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각 전공분야에서 프린트 강의록이 등장하였다.
단기 4289년(서기 1956년) 배진극 박사의 강의록과 1960~1974년 사이에 출판된 구강병리학 프린트물이 눈길을 끌었다.
필자가 전공하는 구강병리학에서는 치과대학에 외래강사로 출강하시던 서울여자의과대학 치과과장으로 계시던 배진극 박사께서 집필하신 단기 4289년(서기 1956년)에 집필하신 “구강병리학” 상, 중, 하권의 참고서가 있었고, 1964년 김동순 교수께서 집필하신 프린트 참고서 “구강병리학”이 있었다. 이 프린트 참고서는 1970년대 후반까지 사용되었다.
그 당시 외국과의 교류도 개인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외국 서적을 접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는 시기였다.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일협정(1965)이 체결되고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일본의 현대화된 문물을 경험하게 되고, 많은 학자들이 일본 유학을 하게 됨으로써 일본 서적들이 유입되었다.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은 교육 기자재를 갖추게 된 것은 1970년대 중후반부터이다. 그 당시 한국은 베트남전에 한국군 전투병력을 파견하여 그 대가로 외화(dollar)를 벌어들이고, 또 독일에 광부와 간호원 파견과 중동 여러 나라에 한국 근로자들이 파견되어 외화를 벌어들임으로써 한국 경제는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그 때부터 국민들은 심한 궁핍생할에서 벗어나 조금씩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5, 6월의 보릿고개-춘궁기(春窮期)가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제 사정이 좋아지고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 지면서 197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외국 서적의 복사판(해적판)들이 학생들의 손에 들어오기 시작하여 대학에서의 강의 속도가 빨라지고 각 전공분야의 학술활동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http://www.chihak.co.kr/news/1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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