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갇힌 우리에게 다양성 창의성 어느 때보다 중요
맞다 틀린다는 판단보다 ‘다름’ 인정하는 인문학 필요
하 상 윤
하상윤치과 원장
안산시치과의사회장
리좀이란 생물학에서 수평으로 뻗어나가는 뿌리줄기를 지칭하는 말로 위계나 이원론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평면적 지식을 만들어 가는 것을 뜻한다.
위계적이면서 수직적인 나무와 대비된다. 점점 다양해지고 디테일해지는 현대사회에 리좀이란 개념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틀에 박히고 프레임에 갇힌 우리들에게 다양성과 창의성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로막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생각에서 수평적이고 융합적인 생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개념이 리좀이라 생각한다.
즉 수목 모델에서 리좀 모델로 전환 한다는 것은 경직된 조직 이미지에서 유연한 조직 이미지로의 이동을, 소수성의 지배체제에서 복수성의 지배체제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근대성의 표상방식에서 포스트 모던한 세계의 표상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리좀의 성질이라고 하는 6가지를 주장하였다.
1. 접속:리좀은 어떤 다른 점과도 접속될 수 있고 접속 되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이 생각난다.
대학교 중퇴 후 도강했던 서체에 대한 지식이 훗날 애플 컴퓨터 제작에 큰 도움이 될지 몰랐다는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의 연설은 과거의 점이 미래의 어느 점과 만날지 모른다는, 즉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편견없는 생각을 갖게 한다.
2. 이질성:리좀적인 접속은 어떠한 동질성도 전제하지 않으며, 다양한 종류의 이질성이 결합하여 새로운 것, 새로운 이질성을 창출하게 된다.
동일성의 통일보다 차이성의 공존이 필요한 현시대에 적절한 개념이라 생각한다.
3. 다양성:리좀적 다양성은 동일화되지 않는 이질적인 것의 집합이다.
따라서 하나가 추가될 경우 전체의 의미를 크게 다르게 만드는 그런 다양성을 의미한다.
맞다, 틀리다는 정치적 판단보다 다름을 인정하는 인문학적 판단이 필요하다.
아울러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유연하고 강하다고 생각한다.
4. 비의미적 단절:비록 리좀들이 의미 작용의 구조들을 내포하더라도 그들은 또한 그 구조들을 파열시키고 비의미적 단절을 내포한다. 이 리좀의 특징은 어떤 근원적인 의미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은 채, 떼어내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이론보다 개방적 소통으로의 중요성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5. 지도 그리기:리좀은 하나의 지도로써 미리 수립된 한정된 중심 주변에서 구축된 발생적이거나 구조적인 모델의 흔적을 찾는 일이라기 보다는 실재와의 접촉을 통한 실험을 위해 형성되었다. 이론보다는 실제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얘기라 생각된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론으로 문제를 접근하지 말고 문제의 본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주체력이 중요하다.
6. 데칼코마니:현실에 따라 지도를 그리지만, 그려지는 지도에 따라 변형되는 현실을 강조 하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손종업).
기계중심의 사회에서 인간중심의 사회로 변모하면서 자기가 잘 하는걸 더 갈고 닦아서 송곳같이 예리하게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피터 드러커의 주장보다 자기가 가진 기술을 단순히 테크닉으로 전락하지 않게 통찰 직관을 키우기 위해 내가 가진 기술뿐 아니라 모든 것을 알아서 더 큰 통찰을 키워야 한다는 통섭의 필요성이 중요시 되었다. 인터넷의 출현으로 쌍방향의 소통이 당연시 되는 현대에서 수직적, 권위적인 생각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수밖에 없고, 절대성 보다는 상대성의 중요성이 필요한 시기다. 상대성이 아니라 절대성이 부정적인 생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환자 중에 충치가 전혀 없냐고 물어보는 환자가 있다. 그런 경우 충치가 절대 없겠냐?
있다, 없다도 중요하지만 그 치아를 치료하는 게 유리할지 생각해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유리하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절대적인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거 찾다가 평생 생각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 긍정의 첫 번째 단계는 이 세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수직적이고도 이론에 얽매인 경직된 생각보다 모든 무한대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수평적이고도 열린 마음이 필요한 듯 싶다. 이 세상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이는 이론가가 아니라 실천가나 행동가이기 때문이다.
치과의사의 일상이 다람쥐 챗바퀴 돌 듯 매일같이 반복 되는거 같지만 아마도 똑같은 날은 하루도 없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전설이라는 감사와 긍정의 생각을 필자는 좋아한다. 지금의 현재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지금.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는 제임스 딘의 대사가 귓가에 항상 내 마음 한 켠으로 자리잡는 이유일 것이다.
http://www.chihak.co.kr/news/8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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