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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1/15  치학신문
학교 우등생이 사회 열등생
오복만평

 

 

 이 재 윤


 덕영치과병원


 본지 명예회장

 

 

 

 

 

 옛날에는 서당에 가서 천자문을 떼고 사서삼경을 익히면 선배의 대접을 받았고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관리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 한자 5만자 이상 공부하면 물미가 트인다는 말도 있다. 저절로 세상의 이치가 다 보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선후기 동학난이 일어나고 실사구시 학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약용 같은 실학자는 유배 가서 수많은 실학 책을 펴내기도 했다. 19세기에 와서는 서양문물이 들어왔고 서양의 학교가 도입되었다.
 요즘 대학은 기업에서 원하는 것을 물어서라도 기업이 필요한 것을 가르친다.
 ‘주문식 교육’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전엔 대학에서 공부한 것과는 별도로 취업하면 새로 공부해야 했다.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달라 대학에서 배운 걸 현장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이 제자리를 잡기 전 근대에는 새까맣게 때 묻어서 닳아진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수십 년씩 같은 내용을 강의하는 교수가 많았다. 영어가 좀 부족한 노교수들은 일본어를 번역한 옛날교재를 사용했는데 바뀌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영어가 일본어로 번역되어 책이 나오는데 10년 걸리고 그게 우리말로 되는데 또 10년이 걸린다. 20년이면 이론과 기술이 엄청나게 바뀌는데 옛날 책을 가지고 가르치니 현실을 못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선생들은 늘 푼수 없이 현실과 약간 동떨어진 것을 강의하고 그걸로 시험을 치게 했다.
 나도 공부를 해보면 이해가 되는 건 암기도 잘 되는데 정답의 객관성이 떨어져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을 억지로 암기하려고 하면 안 외워진다. 예를 들어 1번에서 4번까지 교수가 가르쳐 주는 대로 어느 정도 써 내는데 5번, 6번쯤에서는 이해 안 되면서도 억지로 외운 걸 쓰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쓰면 교수는 무조건 틀렸다고 점수를 안준다.
 이 세상엔 불필요한 학문이 너무 많다. 의상학을 예로 들면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을 외우고 그걸로 시험을 본다. 평소에는 쓰지도 않는 그런 용어를 억지로 외워야 한다. 그런 불필요한 학문은 없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정책은 엉망이다. 국민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까다로운 정책을 만들어 놓으면 안 된다. 상식이 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현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만 약 30번 정도 바뀌었다. 내놓는 정책마다 다 실패하고 집값만 천정부지로 올려놓았다.
 실사구시가 아니고 탁상공론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을 펴면 이런 현상이 생겨날 것이다”라는 실험도 안 해 보고 무턱대고 실행하니 그 피해는 다 국민이 보는 거다.
 이론만 가지고는 안 된다. 현실과 부합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맞는지 안 맞는지 검증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을 해서는 좋은 결론이 안 나온다. 좋은 진료란 환자의 말을 잘 경청하고 환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치료가 잘 되고 자연스럽게 좋은 의사로 인정받는 것이지 내가 스스로 최고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모 대학 수석으로 졸업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자만심이 가득해서 위생사나 환자의 말을 무시하면 좋은 진료가 안 된다.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 공부 잘 했다고 해서 사회에서도 우등생이 되란 법은 없다는 뜻이다.
 학교에서 아무리 공부를 잘 했어도 자존심을 버리지 않으면,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훌륭한 의사가 되기 힘들다. 항상 겸손하고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내가 한건 틀림없어. 나보다 잘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이런 생각 하면 안 된다. 졸업 후 개업하고도 안주하지 말고 일취월장하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예전에 내게 온 환자 중에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연세 많으신 꼬부랑 할머니가 있었다. 이 환자는 치조골의 부골(sequester-썩은 골)이 심해 대학병원에 갔더니 한 달간 입원하라고 해서 나를 찾아왔다. 한 20년 전에도 나한테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어린 손자와 병원에 같이 왔는데 손자가 치료하는 걸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했다. 내가 치료하는 모습이 신기했던 모양인지 가까이서 계속 보고 싶어 했다. 할머니는 “얘야 저리 비켜라”라며 연신 아이를 제지했는데 내가 “가까이 와서 치료하는 걸 봐도 됩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손자가 의사의 치료를 가까이에서 보면 나중에 치과의사가 됩니다. 그냥 두세요”라고 말해준 게 고마워서 다시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입원할 것도 없이 간단히 마취하고 치조골에서 엄지손가락만한 부골을 빼 내고 며칠 뒤 다시 서너 개의 자잘한 부골을 더 빼 냈더니 완전히 깨끗하게 다 나았다.
 의사는 정상적인 의심을 늘 해보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지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늘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똑같은 케이스가 있을 수 없다. 환자마다 이의 높이가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크기가 다르다. 뼈도 다 다르고 환자의 병력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서 환자에 맞게 case by case로 치료를 해야 치료도 잘 되고 오랫동안 탈이 없다.남을 위해 봉사도 해 보고 자신을 초월해서 남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해보는 정신(Service above Self)을 가져야 한다. 자기 자신의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마음(Look beyond yourself)을 가져야 한다.


 <언어학박사 jaeyoon37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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