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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1/25  최유성
창의력 있는 회무의 필요성
릴레이수필

의료인들은 상대적으로 풍요롭다는 선입견 만연한 현실


타직역과 더불어 사는 창의력 풍부한 치과의사 많아지길

 

 


최유성


前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이지치과 원장

 

 

 

 

 

 최근 대한민국은 극도의 혼돈 상황으로 보인다. 혹자는 ‘비상계엄과 연쇄 탄핵’이라는 정치적 상황을 ‘블랙스완’이라고 표현한다. 즉 ‘예상할 수 없는 극단적 사건’이나 ‘일상적 사건의 극단적 결과’라고 한다.


 필자는 최근 몇 가지 경험을 통하여 생각해본 내용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어느 사직 전공의의 글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의 근원적 질문에 봉착해 있다고 생각한다.


 ‘12.3 계엄을 계기로 의사로서 그동안 우리 사회의 여러 의제에 무심했음을 사무치게 반성한다. 이태원 참사가 있을 때 나는 침묵했다. 이공계가 R&D 예산을 삭감당했을 때 나는 침묵했다. 화물연대를 비롯한 노조가 탄압당할 때도 나는 침묵했다.


 그러다 2024년 2월,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처럼 충동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2000명 의대 증원(70% 증원) 정책을 내놓았을 때 의료계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최근 부천시치과의사회 회장으로 봉사해주실 분이 없다는 사실이다. 저마다 바쁘고 어려운 사정이 있겠지만, 지역사회에서 20여년 이상 치과를 운영하신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을 위하여 봉사해주실 분을 구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했다.


 치협이라는 사단법인이 의협과 마찬가지로, 회원들의 이익단체로서의 목소리만 컸던 것은 아닌지, 다수 국민들의 관점으로 보면, 그저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만을 요구하는 기득권 집단으로 치부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우리 치과의사들은 그동안 다른 직역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고 있었을까? 우리는 우리가 속한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정말 그렇게 억울하기만 했을까?


 치과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들의 상대적인 경제적 풍요에 대한 선입견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 살기를 원하는 소위 강남지역에 다수 거주하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고급외제차를 소유하고, 골프와 해외여행을 자랑하는 의료인들이 아직도 주위에 많다는 점은 분명한 현실이기도 하다.


 2025년 새해를 맞이한 지난 4일 경희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신년하례식에 참석하였다.


 행사에 앞서 ‘생활습관과 임플란트’라는 제목으로 어느 후배님이 강의를 진행하였다. 임플란트를 포함한 여러 수술이라면 모두 일가견이 있는 외과의들의 모임이지만, 자연치는 물론 임플란트 본연의 목표인, ‘저작기능 회복의 장기적 예후’에 관한 강의 내용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상실된 저작기능의 회복은 결국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정이고, 그렇다면 성공적인 수술 술식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강의 제목과 같은 술, 담배, 만성질환,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 요인들을 조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유전적 장애 요인, 금연을 할 수 없는 직업적 특성 등을 상담을 통해서 인지할 수도 있지만, 여러 증례의 대상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갈 수 있는 섬세한 노하우에 대한 교류의 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석좌교수인 장하석 교수는 한 칼럼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연구는 한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만 보고 빨리 달려가는 경쟁이 아니다. 혁신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질문에 답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은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라고 말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창의력 있는 전문직업인의 자세로 무장하는 치과의사 동료 선후배가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러한 동료 구성원들을 자기 직역의 권익에만 집착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다른 직역들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창의력 있는 회무’가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여 식립한 임플란트가 장기간 구강내에서 제 기능을 하는 과정은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일들이다. 이는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하여 환자들과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들이기도 하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블랙스완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치과의사의 삶이라고 생각해본다.

 


지난 1월4일 경희치대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필자 (밑줄 오른쪽 두번째). 수술적인 테크닉과 더불어 환자에게 진정으로 다가갈수 있는 노하우에 대한 강연이 필자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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