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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1/10  최유성
선거 후유증 없으려면 '선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
치협 직선제 선거에 대한 단상

당선발표 이후 이의신청 판단 선관위 결정은 자기모순

 

5천만원 기탁금 어디에 사용되고 반환되는지 인지 필수

 

 

<치협 직선제 선거에 대한 단상>

 

 

 

 최유성


 前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이지치과 원장

 

 

 

 

 

 지난 12월 18일 ‘제34대 회장단 선거 설명회’가 개최되었다.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설명회는 선거후유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되었다”는 취지로 소개되었다.


 공동체의 미래를 책임질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에서 선거는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특히 2017년부터 시행된 치협 직선제는 회원들의 직접적인 의사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17년 선거무효, 2020년 직무정지 가처분, 2023년 당선무효 판결에 이르기까지, 직선제 도입 이후 선거마다 법적 분쟁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이 반복되어 온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지난 총회를 통해 선거관리규정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히 선거운동원 문제는 당선무효 판결문에서 핵심적인 사유로 지적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선거의 당사자나 해당 캠프 차원의 진솔한 사과나 성찰 없이 규정만을 변경하는 방식이 과연 진정성과 현실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결국 관건은 낙선 캠프가 느끼는 억울함과 문제 제기가 공동체 전체의 ‘대승적 승복’이라는 이름 아래 포용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선거 과정이 사법부로부터 부정선거로 판단되어 당선무효 판결에 이를 정도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승복만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적 공동체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선거결과 후 이의신청에 대한 판단을 선관위 자신들이 결정한다는 점도 자기모순이다. 이의신청을 수용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부정’이기에 이의신청 제기자들은 선관위의 결정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법적 절차로 가는 수순에 불과했던 이유로 볼 수 있다.


 사실 이의신청에 대한 판단은 중앙선관위 경력자와 법률에 관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인 기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최소한의 절차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구조적인 고민의 흔적이 이번에도 보이지 않았다.


 여러 캠프의 주관적 불만이 선거후유증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거 과정이 사법적 무효 판결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 기본 전제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사단법인 내부 선거에서 사법부의 당선무효 판결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어 왔다는 사실은, 그만큼 선거 과정 전반에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사법’이란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독립된 기관이 제3자의 입장에서 중립적으로, 무엇이 법인가를 판단하여 선언함으로써, 분쟁을 해결하고 법질서를 유지하는 국가 작용을 의미한다. 치협 선거가 반복적으로 사법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공동체 내부의 자정 능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규정 개정에서 선거인명부 공개나 선거운동원 관련 조항의 정비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정명령, 공개경고를 넘어서 ‘후보자격 박탈’ 혹은 ‘당선무효 결정’과 같은 강한 제재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 순리인데, 그 책임을 선관위나 법인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사단법인의 선거관리위원회는 ‘법인격’을 가질 수 없다. 법인격은 독립된 권리와 의무의 주체에게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은 법률에 의해 직접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사단법인의 정관이나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위임된 것이다. 따라서 선관위는 권한 행사의 주체가 될 수는 있으나, 그 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은 결국 법인인 치협에 귀속되는 구조이다.


 지난 당선무효소송의 소장에서 법인격이 없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대신하여 피고를 치협으로 명시하였던 이유이다.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부정선거의 당사자들이 방어법무비용을 공금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새롭게 도입된 기탁금 반환 시 500만 원씩 차감하는 제도이다. ‘기탁금 제도 본연의 취지’를 고려하면, 과연 이 조치가 적정한가의 문제가 존재하고, 또한 실질적인 억제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 나아가 치협의 다수 회원들에게 묻고 싶다. 회장단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5천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 기탁금이 어디에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얼마나 반환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회원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선거설명회에 따르면, 지난 제33대 회장단 선거에서 선관위에 접수된 고발 건수만 93건에 달했고, 이 중 20여 건이 변호사 자문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기탁금의 상당 부분이 변호사 자문료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캠프 상호 간의 고발에 따른 법률 자문 비용이 기탁금에서 지출되는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만약 선거홍보물 제작 및 발송, 선거인 대상 문자 발송, 각종 인쇄비, 정견발표회 비용, 선관위원 회의 및 출장 수당 등 선거 운영 전반의 비용이 후보자 개인의 기탁금으로 충당되고 있다면, 이와같은 사실을 과연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인지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헌법은 선거운동의 기회균등과 선거공영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다수의 회원들은 치협 선거 역시 일정 부분 공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출마자들 역시 우리의 선후배이자 동료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탁금 외에도 적지 않은 선거자금이 소요되고, 그 상당 부분이 함께 뜻을 모은 동료들의 기본적인 식비와 홍보비라는 현실에 대해서도 공동체 차원의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실정이다.


 치협 회장단 선거를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며 무관심해지는 순간, 당선자에 의한 횡령과 그에 따른 압수수색과 같은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렵게 쟁취한 직선제의 역사적 취지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026년 3월 10일로 예정된 이번 선거가 또다시 ‘선거후유증’으로 얼룩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선거가 민주사회에서 ‘선거’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치협 제34대 회장단 선거 설명회가 지난 12월18일 열렸다. 사진은 유석천 선관위원장이 선거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작년 치협 총회에서 통과된 선거관리규정의 주요 내용은 불법선거운동을한 후보에 대해 '후보자격박탈'을 추가하고 선관위의 공개경고 징계시 기탁금에서 건당 500만원을 차감키로 변경됐다. (사진은 작년 5월13일 관련 시행세칙을 논의중이 선관위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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