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음을 일컫는 뜻
긍정적 적극적 자세로 나간다면 상황 개선
김 성 수
김성수치과의원원장
서울치과의사회 이사
대학시절, 언젠가 친구들과 어느 시골산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계신 한 스님께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글을 가지고 말씀을 하시고, 그 분께서 서예에 조예가 있으셨는지, 각자에게 붓으로 손수 글을 쓰셔서 한 장씩 나눠 주셨다. 뭐 대단한 일인양 난 이 글씨를 도서관 내 자리 책상 앞에 붙여놓고 가끔씩 이 뜻을 음미해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이 글귀의 깊은 의미는 잘 알지 못했지만, 어떤 일이나 상황을 바라볼 때, 보는 시각과 맘먹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알았던거 같다. 즉 세상만사가 내 맘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원래 이 글은 불교의 화엄의 중심사상으로 일체의 제법(諸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나타남이고,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일 뿐이라는 뜻이라 한다. 곧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신라의 고승 원효가 문무왕 1년(661년) 의상스님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라, 당하시이라는 곳에 이르러 어느 무덤 앞에서 잠을 자는 중에, 잠결에 목이 말라 물을 마셨는데 날이 새 깨어보니 잠결에 마셨던 물이 해골에 괸 물이었음을 알고, 깨달음을 얻고, 그 길로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왔다는 일화가 한 예가 된다고 한다.
즉 사물자체에는 정(淨)도 부정(不淨)도 없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음을 깨달아 대오(大悟)했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기는 하다.
필자가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에서는 마음을 제외하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한다. 마음의 이치와 마음의 속성을 잘 이해해야 불교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마음을 깨달았다면 곧 불교를 깨달았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이 마음의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가? 나와 그리고 세상 모두를 자세히 관찰하면 일체를 이 마음이 만들었고 마음이 운영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주인은 마음이며 마음이 곧 모든 것이다 하여 불교에서는 이 마음의 이치를 깨달으면 부처가 된다고 한다.
철없던 시절, 이름모를 스님께 받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글귀가 이런 심오한 뜻이 있었는지 몰랐던게 당연했지 않나 싶다.
사회에 진출한지 어언 20여년이 흘러 요즘에 생각해보니 새삼 이 글귀가 떠오르는 것은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너무 탓을 돌리며 사는 내 자신과 우리네 모습에 염증을 느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언제 경기가 좋아서 개원가에 훈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던가? 치과계의 중흥기가 도래하여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가 되었던 적은 적어도 필자의 시대엔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순간에도 처해진 상황에 기대지 않고 앞으로의 비전과 꿈을 가지고 잘 될 수 있다는 마음속의 의지가 있은바 지금의 나, 지금의 우리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작금에 놓여있고 앞으로 닥쳐올 치과계 현실이나 개원여건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때 일수록 조금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분명 우리가 원하는 좋은 방향으로 진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마음속에 불만과 불평으로 차있는 사람이 바라보는 세계가 어찌 만족스럽고 풍요로운 세상으로 보이겠는가?
“긍정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어느 광고의 문구처럼 우리 각자의 긍정적인 마음이 잔잔한 파동을 일으켜 커다란 파도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여건만을 탓하고 삭막하고 갈등이 증폭되어가는 주위 동료들과의 관계를 탓하며, 부정적인 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모든 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상황이 개선되고 좋은 쪽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그 마음먹기를 마음먹기가 왜 이리 어려운건지….
http://www.chihak.co.kr/news/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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