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재 의
대한치과의사학회 고문
前협회사편찬위원장
제1장 선사시대 치의학
한국인의 치의학적 관심은 신화에서부터 비롯된다. 어느 나라의 신화이든 그것은 사실의 역사가 아니라 수수께끼와 같은 암호이다. 현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한 현실 속에 담긴 마음의 언어인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단순한 사실을 기록해 놓은 역사보다 시와 소설과 같은 허구의 신화 속에 한 민족의 운명과 영혼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 글은 1969년 치원 제4호에 게재된 ‘종합 한국치의학사 연구’가 50년이 경과하여 고쳐 쓴 것이다.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 선사시대의 인간의 치아는 어떠했을까? 낙랑고분에서 나온 두개골은 당시의 치과 질환의 가능성을 말해준다.
치과 질환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는 한반도에서 발굴된 선사시대유적지 250여 곳이 있다. 이 유적지는 남한지역 160여 곳, 북한지역 90여 곳 중에 식생활과 관련이 있는 수렵구, 어로구, 농경구, 생활용구 등과 인골이나 치아가 출토된 100여 곳의 문헌을 시대별로 정리한 인류체질학적인 연구가 있다.
1) 구석기유적지 15곳 : 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보는 석기와 조리를 한 흔적으로 숯이나 화덕 터 등이 식생활과 관련이 있는 유물들과 같이 구석기시대인의 치아에서는 심한 마모증과 치아 우식증이 발견되었다. 이것으로 보아 한반도에서는 이미 구석기시대부터 심한 마모증과 치아우식증 같은 치아 질환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신석기유적지 21곳 : 신석기시대에서는 수렵, 어업, 농업에 쓰이는 기구와 함께 신석기시대인의 악골 23개와 치아가 보고되고 있다. 이 보고에서는 치아의 교모증에 관해서 “심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3) 청동기유적지 90곳 : 청동기시대에는 식기, 조리기구, 수렵구 등이 이용되었고, 벼, 피, 기장, 팥, 수수, 콩 등의 곡물을 저장 조리함으로써 조리법의 향상과 식생활의 변천이 있었다. 함께 출토된 이 청동기시대의 인골에서 악골과 치아가 출토되었다. 그중 우식치가 2개여서 “교모증이 심하다”고 보고되고 있고, 악골 1곳에서는 치유된 발치와가 보고되었다.
4) 철기유적지 35곳 : 철기시대에는 수렵구, 어로구, 농경구, 식기들이 출토되면서 가축으로 소, 돼지, 개, 말 등을 기르고 곡물로는 밭벼, 벼, 밀, 보리, 조, 콩, 팥 등 거의 모든 곡물들을 재배하였다.
3곳에서 철기시대인의 상하악이 완전한 7구의 인골이 보고되었고, 2곳에서는 낱개의 치아를 1개씩 보고하고 있다. 악골에서는 1~2개의 우식치와 심한 교모증, 그리고 발치의 흔적을 보고하였다. 치조골의 흡수로 치아주위조직, 또는 치근 질환의 흔적도 있었다.
http://www.chihak.co.kr/news/16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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