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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7/15  치학신문
세상과 나를 보는 방식, 단세포처럼 아이처럼 예술가처럼
인문학칼럼


 이 흥 우


 李興雨齒科醫院 院長,哲博

 

 

 

 

 

 

 아이들은 세상을 어떻게 볼까? 내 어릴 적 기억은 가물가물해 세상을 어찌 보았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나와 대상이 합일되어 없어질 만큼’(無我), 꿈같은 시절이라 기억나지 않는 것이라면. 세상과 함께 있고 또 세상을 통째로 본다는 맥락에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이다.
 단세포 아메바는 어떻게 세상을 볼까? 아메바는 주변에 먹이가 있으면 위족(僞足)을 내어 움직인다. 세포 하나가 세상을 감지하고 세상에 반응한다. 또 세포 하나가 세상과 함께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격인 ‘세포와 세포 의식’이 거리낌 없이 세상 속에서 한 덩어리로 행동한다.
 사람은 대략 100 조개의 세포로 만들어진 다세포 생물이다. 다세포 생물은 분담된 여러 역할을 통합해서 살아간다. 아이와 어른은 둘 다 다세포이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고력을 가졌고, 또 동시에 지구 최초 생물인 단세포였을 때의 직관력도 갖는다.
 직관력이 단세포와 비슷한 능력을 지녔다면, 통합적인 사고력은 다세포와 유사한 능력을 지녔다. 노는 재미에 빗대어 둘을 설명하자면, 직관력은 같은 계단을 수십 번 오르내리면서도 줄기차게 재미있어하는 아이의 역량을 닮았고, 통합적인 사고력은 서로 다른 18홀의 골프장을 돌면서 재미를 느끼는 어른의 역량을 닮았다.
 다세포인 인간이 통합적으로 본다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본 것들을 한 덩어리로 보는 것이고, 또 공통맥락이나 공통기원으로도 보는 것이다. 단세포가 전체의 역할을 하나로 하는 것과 다세포기관이 분담된 역할을 통합해서 하는 것은, 생존의 입장에선 같은 것이다. 다세포는 여러 역할로 분담된 생물의 기능을 통합해서, 분화되기 전의 하나(단세포)의 기능처럼 똑같이 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분석적이 아니라 통합적이다. 다각도의 것들을 마치 단세포 아메바가 보듯, 아이처럼, 예술가처럼 보는 것이다.
 인상파 화가 세잔은 자기가 사는 마을의 산을 선이나 면이 없이 색채, 명암, 질감만 있는 이상한 그림으로 그렸다. 그는 당대 화가들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그렸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이 산을 보듯, ‘산의 윤곽은 이런 곡선이라는 평상시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른 생물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렸다. 세잔은 선을 생각한 후 본 것이 아니라 본 후에 생각했고, 시각 하나만이 아니라 오 감각 전체로 보았다. 거꾸로 화가 이중섭은 아이들을 담뱃갑 은종이에 선으로만 그렸다. 우린 선으로도, 색깔로도, 명암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다. 예술은 세상을 보는 여러 시선 중의 하나이고,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
 새로운 시각으론 다른 것이 보인다. 우주비행사가 지구 밖에서 푸른 지구를 바라보았을 때, 아마 사람보다는 넘실대는 오대양의 지구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중력이 다른 달 표면을 밟았다가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자기 집 뜰 앞을 거닐며 과거 그가 걸었던 대지와는 전혀 다른 감촉에 깜짝 놀랐을지도 모른다.
 단세포가 다세포로 분화 증식하여 다세포로서 역할을 분담하기 이전에는, 모든 역할을 단세포 하나가 다 했다. 이런 지구 최초 단세포처럼, 비록 다세포 생물이지만 ‘몸 전체가 하나인 것처럼 보는 것’이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다.
 예술을 할 때, 우리 다세포는 마치 단세포 아메바처럼 몸 전체로 한다. 몸 전체로 느끼고, 몸 전체로 생각하고, 몸 전체로 행동한다. 여러 각도로 보고, 다섯 감각을 넘어서, 이성과 감성의 역량을 다 담아, 학문적으로 말하자면 통섭하는 것이다. 분리된 대상이 아니라 ‘전체 속의 대상’을, 분리된 감각이 아니라 ‘통합된 감각’으로 보는 것이다. 나무 하나가 아니라 ‘산의 나무’를 보고, 분리되어 죽은 다리가 아니라 ‘몸과 함께 살아있는 다리’로 걸으면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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