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치의학
1. 교수 재임용 사건
1970년대 중반에 학생데모가 극심하여지면서 정부로부터 정부 시책에 반하거나 반정부적인 행동을 하는 교수들을 색출하여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전국 대학에 교수재임용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이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된 교수는 대학을 떠나야 한다. 그래서 서울대학에서도 각 단과대학별로 교수 재임용 심사가 이루어졌다.
각 단과대학의 자체 심사에서 재임용탈락 교수가 치과대학과 문리과대학에서만 나왔다. 치과대학에서 13명의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되고, 문리과대학에서 2사람이 나왔다. 그러니까 서울대학 전체 1,000여명이 넘는 교수 중에 15명이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되었는데 그 중에 치과대학 교수가 대다수를 차지하였던 것이다.
교수재임용의 본래의 취지는 시대에 편향된 정치교수를 제거하겠다는 목표로 이 제도를 시행하였는데 정치와는 무관한 치과대학 교수들이 희생되었다.
어떻게 보면 치과대학 교수를 목표로 한 교수재임용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 탈락된 13명의 교수가 반정부적이거나 정치 활동을 한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이 제도가 초기의 의도한 바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방향으로 시행되었다고 본다.
서울대학교 12개 단과대학 중에 치과대학에서만 재임용 탈락교수가 대다수를 이루겟금 근거를 제공한 자는 치과대학 자신이었다고 본다.
각 단과대학 교수들의 신상은 각 단과대학에서 더 잘 알지 대학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렇다 한 결과는 대학본부에서 심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치과대학 행정담당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또 그 당시 치과대학 학장도 무능하였기 때문에 이렇다 할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사료된다. 학장이 윗선이나 정부기관에 잘 보이려고 유독 이렇게 자기 동료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른 대학 학장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대학 교수들을 재임용에서 희생자가 안 나오게 할까?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유독 치과대학 학장은 자기 대학 교수를 보호하고 감싸주어야 할 터인데 오히려 솔선해서 자기 대학 교수를 탈락시켰으니 말이다.
이들 13명의 교수들의 탈락 이유는 교수 이중직 즉 야간개업을 하고 있었다는 명분이었다. 그렇다면 옆의 의과대학에서는 치과대학의 교수 수 보다 더 많은 교수들이 야간개업을 하고 있었는데 의과대학에서는 자진 사의를 표한 2분의 교수뿐이었고, 의과대학에서는 한 사람도 재임용 탈락 교수가 없었다. 참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러니까 이 정부에서 처음에 의도한 바대로 정치교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 오도되어 정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이 엉뚱하게 희생양의 대상이 된 것이다. 치과대학이 얼마나 얕잡아 보이고 무시당하였으면 이렇게 서울대학교 12개 단과대학 중에 치과대학이 교수재임용이라는 정책에 면피용으로 이용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느냐 말이다. 그리고 치과대학 교수들도 그 당시 서로간에 모함하고 투서질을 하며 총장실, 문교부, 중앙정보부 등 요로에 투서가 난입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자중지란이 또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고 본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들 탈락된 교수님들은 그 당시 얼마나 마음이 상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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