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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6/26  치학신문
음식탐구 <104>
콩나물

“잔뿌리 없이 통통한 콩나물은 8cm 일 때 가장 맛 좋아”

 

 

 조 재 오

 

 경희대 치전원 외래교수

 

 

 

 

 

 

 

 전 세계에서 한국 사람만 먹는 음식 및 식재료가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콩나물이다. 콩나물을 모르는 한국 사람(?), 상상이 안 된다. 우리는 어릴 적 대부분의 가정에서 시루에 콩을 두고 햇볕을 가리려고 검은 천으로 덮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주어 키우던 콩나물시루의 추억을 갖고 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런 번거로운 일을 콩나물 공장에서 대신 하게 되었고 시장의 좌판에서 콩나물을 필요량만큼 언제나 살 수 있는 시장경제의 한 부분으로 전환되었다.
 가난한 가정의 밥상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콩나물국과 콩나물이 주된 서민의 밥상은 정겨운 우리 생활의 모습이었다. 콩나물국하면 깔끔하면서 개운한 맛이 떠오른다.
 콩나물의 영양 함량은 수분 89.5%, 단백질 5.1%, 지질 1.2%, 당질 3.5%, 섬유 1.1%다. 콩의 단백질은 쇠고기의 두 배이고, 특히 콩을 발아시킨 콩나물은 단백질 함량이 30% 정도 더 많아진다고 한다. 콩나물의 중요한 영양소 중 콩나물에는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 아르기닌, 메티오닌(methionine) 등이 풍부하며 이들 성분은 ADH와 ALDH의 활성을 촉진시켜 알코올을 분해할 뿐 아니라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도 촉진시켜 숙취해소와 간 보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콩나물 머리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당분 등, 몸통에는 비타민C를 비롯한 여러 가지 비타민, 뿌리에는 숙취해소와 해독작용을 하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있다.
 1966년 6월 미국 오하이오 톨레도에서 열린 세계 레슬링 선수권 대회에서 장창선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고 개선하였다. 그가 획득한 금메달은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세계대회 금메달로 기록된다. 국민의 관심도 없고 살기 어렵던 시기에 더구나 홀어머니가 인천의 시장에서 콩나물 좌판을 하면서 뒷바라지하였고, 대회참석 여비가 없어서 인천의 여러 독지가들의 성금으로 마련된 여비로 참석한 대회에서 피눈물 후에 획득한 메달이니 더더욱 값 진 것이었다.
 더구나 잘 먹고 몸을 가꾸어야할 격투기에서 정작 본인은 “레슬링이요? 그거 ‘빤스’ 한 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라는 말이 모든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였다. 각계각층의 성금이 줄을 이었고 박정희 대통령은 장 선수에게 살 집을 마련해 주어 셋방살이를 면하게 해 주었다는 당시의 신문 보도가 있었다. 그 후 장 선수 자신은 체육 지도자로서 태능선수촌장으로 한국 체육계에 보답하였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땅굴에 잠복하면서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군에게도 콩나물은 군대의 급양이 형편없던 1960~70년대에 두부와 함께 식판에 자주 올라오던 부식이었다. 가격 대비 영양 효율이 이만한 게 또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군생활 할 당시에도 부식으로 콩나물이 빠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잔뿌리가 없이 통통하게 살 오른 콩나물은 길이가 8cm 정도일 때 그 맛이 가장 좋다는 것도 군대시절 식검반에 있던 수의 장교에게 배운 지식이다.
 대항해시대 무렵 유럽 사람들이 콩나물을 기르는 방법을 알았으면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당시 선원들의 으뜸가는 사망 원인은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하여 생기는 괴혈병이었고, 그 해결책으로 비타민C가 풍부한 콩나물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가정이다. 실제로 정화(鄭和)의 함대의 함선 중, 배 안에서 농사를 할 수 있게끔 큰 온실을 탑재하였던 선박이 있었는데, 거기서 콩으로 콩나물을 길러 먹고 더불어 여러 가지 나물을 길러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콩나물 재배는 장거리 항해에서 감당하기엔 벅차다. 콩나물을 기르려면 물을 갈아줘야 하는데 콩나물 부피의 4~5배나 되는 물이, 그것도 수상식물이 아니면서 물을 직접적으로 흡수하는 재배방법 특성상 깨끗한 물이 필요한데, 문제는 괴혈병으로 고생할 정도로 장거리 항해를 하면서 콩나물이 자랄 정도로 오염이 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구할 방법이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콩나물을 이용한 요리로는 콩나물 국, 콩나물 무침, 콩나물 밥, 콩나물 국밥, 콩나물 잡채, 콩나물 김치국수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필자의 학부 시절 고려대학 앞에는 모든 음식재료가 콩나물로 이루어진 일명 콩나물 전문(?)의 밥집이 있었다. 식당의 가격조차 착하기 그지없고 맛 또한 좋아서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학생들의 안식처(?) 구실을 톡톡히 한 집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아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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