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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9/10  치학신문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 하늘에서 땅으로
인문학칼럼

 

 

 이 흥 우


 李興雨齒科醫院 院長,哲博

 

 

 

 

 인류는 오랫동안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탐구해 왔다. 크게 학문적으로 과학적(우주물리학, 생물학 등), 인문학적(철학, 예술, 종교, 역사 등) 접근 방식을 통해, 과학적 사실과 인문학적 가치를 펼쳐 보이며 그 질문에 답해 왔다.
 세상과 이를 바라보는 우리는 무엇이고, 세상과 교감하고 이해하려는 우리의 감각, 감정, 생각은 무엇이고, 우리의 욕망과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하여 우리는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태어나 보니 어머니가 계셨다. 처음 어머니를 부르곤 아버지를 불렀을 것이다. 자라나 하늘을 보곤,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로 되어있다고 그 이름을 불렀다. 물질이 어머니라면 에너지는 아버지이다.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로 되어있고 물질과 에너지는 서로 치환되며, 지구에는 ‘의식이 있는 생물’과 ‘의식이 없는 무생물’이 있고, 유기체든 무기체든 모두 다 ‘변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과학은 내 몸이 우주에서 날아온 원소로 되었다고 알려 주고, 이 우주는 138억 년이 되어 지금도 팽창하며 변화한다고 말한다. 저 별과 은하조차도 기원으로 되돌아가면 한 점으로 모여, 결국 ‘모든 것은 하나’라는 불가의 ‘一卽多 多卽一’이란 경구에 고개를 끄덕이고, 선친이 이미 이 땅에 없으신 것처럼 나 또한 언젠가 죽어 몸은 사라지고 또 변하는 몸과 마음은 예나 이제나 항상 같지 않음을 하루하루 살면서 느끼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몸은 단지 물질에 불과해, 감정과 생각 같은 일종의 심리적 에너지는 물질로 치환되지 않고, 과학과 인문학으로 호환되던 두 세계의 언어는 차단된다. 생물학적, 인문학적으로 설명하던 언어인 감각, 감정, 생각이 과학적 언어인 물질과 에너지로 번역되지 않는다.
 우리는 물리적 존재(몸)이면서 동시에 심리적 존재(마음)이기에, 차거나 뜨거운 감각,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이나 이런저런 생각을 지닌다. 꽃을 만지는 내 신체 감각이나, 피어나는 감정이나, 만든 생각의 반경 안에서 우리는 ‘꽃이라는 객체’와 ‘주체인 나’를 인식한다.
 그런데 이러한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면, 나는 제대로 살게 될 것인가? 불가에서는 모든 것이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임을 깨우치면 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 결국 무욕(無慾)에 도달해 제대로 산다고 가르쳤지만, 범인에겐 항상 사는 것이 먼저 당면한 문제였다.
 우리는 감각, 감정, 생각을 통해 세상과 나를 알게 되지만, 본질로 가진 욕망 때문에 지나친 지적 호기심은 때론 사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욕망은 삶(몸)과 앎(마음)에 다 걸쳐 있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지적 욕망은 허튼 생각이나 과대망상으로 우리를 나락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안다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방향을 잡는 수단이지만, 보통 사람에겐 늘 아는 것보다 사는 게 우선이었다. 아는 것이 생존을 위해서 있지, 앎을 위해 삶이 있지는 않았다. 살아있는 한, 삶이 앎보다 먼저였고, 해탈하지 않는 한, 안다고 살아지지는 않았다. 깨우침도 살아있는 한에서 깨우침이어서, 사는 동안 마음의 우주로 올라갔다가도 항상 다시 지상의 몸으로 내려와야 했다.
 옛날 ‘나’라는 자아의식이 없던 어린 시절엔 별을 보느라 ‘나’를 잊고 산 날도 많았는데, 나이 들어 별과 멀어져선 지상의 소소한 욕망으로 오히려 여럿의 ‘나’로 덧칠하며 살고 있다.
 한 노인이 배낭을 메고 ‘아무 생각 없이’(無念無想) 동네 몇 바퀴를 돌고 있다. 앎이란 등에 진 배낭처럼 집에 돌아가선 내려놓을 짐이다. 언젠간 걸음이 멈춰 생각만으로 걷는 때도 오리라. 그땐 차라리 모른 채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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