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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3/29  치학신문
음식탐구 <166>
가오리

꼬리에 치명적인 독 있어 잡으면 반드시 꼬리부터 잘라

 

 

 


 조 재 오


 경희대치전원 외래교수

 

 

 

 

 

 

 

가오리는 가오리상목(Batoidea)에 속하는 연골어류의 총칭이다. 학명은 Batoidea Compagno, 1973 이다. 어린 개체는 간자미라 부르며, 영어로는 Ray . Skate ,Devil fish, Stingray 등으로 불리며 중국어는 黃貂魚이다.
 가오리는 전 세계에 350여 종이 분포하며 대부분이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나 매가오리나 쥐가오리 등의 일부 종은 헤엄치며 생활한다. 몸의 밑에 있는 입에는 넙적하고 튼튼한 이빨이 있는데 이로 연체동물이나 절지동물 따위의 저서동물들을 잡아먹고 산다. 골격이 질기고 탄력있는 연골로 되어 있으며, 아가미로 통하는 아가미구멍이 가슴지느러미 아래에 있다. 몸은 대개 접시 모양으로 납작하며, 날개 같은 커다란 가슴지느러미가 있다.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암컷의 몸 안에서 알이 수정되며 새끼를 낳는다. 대부분의 가오리는 달팽이, 조개, 굴, 갑각류 및 일부 물고기 등을 먹으며 쥐가오리는 플랑크톤을 먹는다.
 가오리라 불리게 된 기원은 알 수가 없으나, 특이한 것은 가오리는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에 해당하는 단어라는 점이다. 8세기에 작성된 경주 월지 목간에서 ‘加火魚(가브리)’라는 표기로 처음 등장하며, 이후 ㅂ이 ㅸ을 거쳐 ㅗ로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어 외의 언어권에서도 가오리를 부르는 각 명칭의 어원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인류가 가오리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구체적으로는 그 기원을 알 수 없으나, 오래 전부터 활발하게 사용되어 왔다. 서양권에서는 간단히 굽거나 튀기거나 찌고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 단순한 조리법이 주를 이루었지만, 동양에서는 가오리의 고기를 이용하여 회, 건조, 무침, 지짐, 볶음, 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여 먹었으며, 가오리 고기의 효능 및 조리법을 연구한 서적도 많이 전래되고 있다. 그 때문인지 가오리를 일컫는 단어도 가불어(加不魚), 가올어(加兀魚), 가화어(加火魚), 해요어(海鷂魚) 등 매우 다양했다.
 가오리는 주로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며 바위나 뻘, 모래 속에 숨어있는 작은 갑각류를 먹고 살아간다. 따라서 낮은 바닥 생활에 익숙해져서 지금처럼 납작한 형태로 진화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가오리를 잡으려면 바다 밑바닥까지 쓸어 담는 저인망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민물에만 서식하는 종들도 존재한다.
 가오리는 특유의 기이한 생김새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해양 다큐 같은 데서 가오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밑에서 촬영한 걸 보면 바닷속을 날아다니는 것 같다. 과거의 서양의 선원들에게는 가오리는 바다의 악마나 마귀로 여겨지며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가오리는 그다지 성질이 난폭하지 않고 온순한 편이다.
 가오리는 암놈은 꼬리가 하나고 수놈은 다리가 세 개로 암놈이 더 살이 연하고 두꺼워서 더 맛이 좋다. 간재미와 홍어는 생김새가 비슷해서 쉽게 구분하기 어려우나 입모양이 뾰족한 것이 홍어, 둥그스름한 것이 간재미이다.
 가오리는 생식기가 두 개나 되는 매우 희귀한 생물인데, 상어와 같은 연골어류의 특성상 다른 어류와 달리 총배설강이 아니라 따로 생식기가 존재하며 그 수도 두 개다. 이 때문인지 음탕함의 상징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가오리 주요 포획 시기가 하필 교미시기와 맞아 떨어져서, 교미하다가 잡혀서 애매한 모양새로 두 마리가 동시에 낚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탕하다고 여겨지게 된 것이다. 또한 연골어류 답게 알을 바로 낳는 대신 체내에서 부화시킨 뒤 새끼를 낳는 난 태생 종이 많다. 가오리의 새끼를 따로 지칭하는 우리말 표현으로 ‘간자미’가 있다. 한편 전라도에서는 가오리의 한 종류를 ‘간재미’라고 부른다.
 가오리는 홍어와 유사한 종인데 홍어만큼 귀하지 않고, 특히 몇몇 가오리종은 홍어와 모양이 아주 유사하여 종종 홍어의 대체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오리는 식자재 외에도 가오리 가죽으로 지갑 같은 물건을 만들기도 한다. 오톨도톨한 질감과 질기고 튼튼한 내구성이 특징이며, 진짜 가오리 가죽 지갑은 고가로 거래되기도 한다. 가오리의 가죽은 검도의 고급 호구로도 쓰이며, 일본도나 중국도검, 서양도검의 칼자루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색가오리류의 모든 어종들의 공통사항으로 꼬리에 치명적 독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어업종사자들과 어시장 상인들은 가오리를 잡으면 반드시 꼬리부터 자른 후에 취급한다고 할 정도로 위험하다. 2006년 호주의 해양동물 취급 전문가인 스티브 어윈(Steve Irwin)이 다큐멘터리를 찍는 도중에 가오리의 꼬리에 달린 독가시에 심장 부근을 쏘여 사망했는데, 그는 당시 각종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유명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은 온순하고 큰 물고기라고만 생각했던 가오리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낙에 새우를 미끼로 끼워서 간재미가 있는 곳에 뿌린 뒤에 다음날 잡는다. 이는 그물로 잡는 것보다 상처가 덜나기 때문이다.
 ‘간재미회’는 갓 잡아온 간재미를 다듬어 회를 쳐서 초장에 찍어먹는다. 간재미는 표면이 거칠고 점액이 있기 때문에 손질이 쉽지 않아, 칼로 긁어서 점액을 제거하고 뼈가 약해서 뼈째로 먹는다.
 ‘간재미회무침’은 잘 다듬은 간재미를 먹기 좋게 자른 뒤에 막걸리에 씻어 참기름 고춧가루, 깨, 설탕, 초장을 넣고 양파, 당근, 오이, 참나물을 넣고 비벼서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간재미회를 막걸리에 담갔다가 먹으면 그 표면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을 막걸리에 들어있는 알코올과 유산 성분이 살짝 응고시켜줌으로써 더욱 꼬들꼬들한 질감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풍부하게 들어있는 칼슘의 흡수를 유기산이 도와 줄 수 있기 때문에 영양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조리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가오리는 ‘간재미매운탕’, ‘간재미포찜’, ‘간재미회덮밥’, ‘간재미묵은지찌개’, ‘간재미 회국수’, ‘간재미 구이’등으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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