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보기에 화려할 뿐 설명과 먹는 요령 탐식만”
이 승 룡
서울·뿌리샘치과의원
이곳 시카고 현지 날짜로 5월12일(목) 여행 이틀째다. 패키지 여행이 아니어서 어제의 피곤함을 달래기에 오전까지 충분한 수면을 채웠다. 오전 11시경 채비를 마치고 짐을 꾸려 딸의 자가용에 짐을 넣고 숙소를 나와 시내 모처를 향했다.
날씨는 비교적 화창하였으나 여름 날씨가 시작되려는지 햇빛이 강렬했다. 하지만 그늘에 있으면 시원했다. 미국은 건물은 수려해도 간판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이곳이 식당인지 어떤 곳인지 알 수가 없다. 건물 바깥에 “RH”라는 곳이었다.
예약이 안되어 있어서 자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RH는 식당이면서 가구 소파 등이 전시된 갤러리였다. 1층 야외 테이블에 좌석들이 즐비하게 놓여있고 마치 정원 속에 있는 듯 나무와 꽃들이 있으면서 분수대에서 물이 치솟고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운치 있는 곳이었다.
좌석들마다 서양인들의 부드러운 담소와 웃음으로 한가하게 보내는 여유로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켜보았다. 딸의 추천으로 주문을 받고 이윽고 음식을 먹었다. 아침을 걸러서 인지는 모르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롤로 만든 음식에 입맛이 살아났다.
참으로 맛있었다. 커피잔 속에 하트모양의 실체는 몇 잔을 마셔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국적인 풍경에 취한 후 2층부터 5층까지 가정의 응접실처럼 거실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파와 장식품으로, 진열해 놓은 고급스런 장식에 처와 딸은 감탄했고 사진 촬영으로 추억을 담고자 했다.
필자 또한 멋있는 가구, 고가의 가구를 보면서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은 셋팅된 거실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시간이 흘러 시카고 대학의 운치를 보고 싶어 학교로 향했다.
오래된 학교라 자연 녹지 공간과 어우러져 있고, 한가하고도 유유자적인 대학생들이 잔디, 벤치에서 책 읽는 모습 그리고 노트북에 열중하는 모습,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얘기 꽃을 피우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학교라기보다는 공원에 놀러 온 느낌을 받았다. 햇빛이 아닌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은 다른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 더 이상 오랫동안 머물만한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에 와서 색다른 식사를 대접하고자 딸이 예약한 시간인 오후 5시30분에, 시카고에서 미슐랭으로 선정된 “ESME”라는 식당으로 다가갔다.
참고로 미슐랭은 프랑스 자동차 타이어회사인 미슐랭에서 발간하는 여행 안내서 인데 1926년부터 레스토랑 요리의 우열을 별표의 수로 나타내는 것으로 식당의 등급을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들어가자마자 환영하는 식당 종업원들의 인사를 필두로 조금씩 내어오는 음식의 이름도 모른 채 먹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먹어본 음식은 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역시 음식은 너무 짜고 입맛이 없었다. 아마도 음식이 20여 차례 나온 것 같다.
새로운 음식이 나올 때마다 종업원의 설명과 먹는 요령으로 탐식을 했지만 짜고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은 곤욕이었다. 너무 짜서 주방에 덜 짜게 해달라고 했으나 이미 만들어진 음식인지 매 한가지였다.
이런 음식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만석이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없다는 것이 신기했고 딸은 이런 음식을 경험해보라는 의도였으나 본인도 뉴욕에서 먹을 때와 달리 음식이 짜다고 하였다.
20여 차례 음식 종류가 바뀌면서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게 힘들었다. 음식값이 비싸지 않으면 그나마 조금 위안이라도 되었을 텐데, 아마 딸아이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최소 오백달러 이상은 되었으리라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