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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30  치학신문
시술 위험 환자 본인에게 설명 필수
법원 “배우자에만 설명은 환자 자기결정권 침해”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배우자에게 설명했지만 정작 환자 본인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자기결정권 침해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은 최근 A씨의 자녀 4명이 B병원을 운영하는 C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63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A씨는 2022년 10월 14일 2주 전부터 계속된 가슴 통증으로 B병원에 내원해 불안정 협심증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의료진은 다음 날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한 뒤 근위부 좌전하행동맥에 90% 협착을 확인하고 풍선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관상동맥중재술)을 진행했다. 시술 후 A씨는 중환자실 이송 과정에서 심인성 쇼크와 자가호흡 중단이 발생했으며, 응급실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같은 날 오후 사망했다.
 A씨의 자녀들은 의료진의 경과관찰 소홀, 설명의무 위반 등을 주장하며 총 7500만원(각 1875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진료상 과실 및 주의의무 위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뇨약 투약 관리나 시술 방법 선택이 당시 의학적 지침에 부합했다고 보았으며, 혈관 박리 발생에 대해서도 과실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술 후 중환자실 이송 판단 역시 의료진의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사건 당시 작성한 ‘관상동맥조영술 동의서’에는 A씨가 아닌 배우자가 대리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리 서명 사유란에는 ‘설명하는 것이 환자의 심신에 중대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함’ 항목에 체크한 것으로 조사됐다.
 C의료법인은 “사망 등 좋지 않은 결과를 설명할 경우 환자가 두려워할 것을 우려해 환자 대신 배우자에게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응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입원약정서에 직접 서명했으며, 정신·정서 상태가 안정적이었던 점 등을 들어 환자 본인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볼 구체적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성인으로서 판단 능력을 갖춘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설명의무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이어야 한다”면서 “단순히 부작용이나 사망 가능성을 듣고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환자 본인에 대한 설명을 생략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과 환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고, 배상 범위를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위자료)’로 한정했다. 환자의 상태상 혈관재통술이 필요했던 만큼, 설명을 들었더라도 시술을 거부했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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