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선 아
위드치과의원 원장
상담심리교육학석사
현실세계에서 갈등이 생기면 자아는 감당할 정도의 적응 혹은 부적응 대처방식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 합니다. 이런 무의식적 방어기제를 필자는 성숙(成熟)이란 관점에서 정신병적 방어기제(왜곡, 부정, 망상:환상, 환청), 미성숙한 방어기제(투사, 행동화, 공상, 건강염려증, 소극적공격성, 신체화), 신경증적 방어기제(억압, 반동형성, 이지화, 전위, 해리), 성숙한 방어기제(승화, 예상, 유머, 이타주의, 억제)로 분류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서는 신경증적 방어기제 중 해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해리는 ‘분리되다, 풀리고 잃어버린다’ 뜻으로 고통을 참아내고 처리할 만큼의 성숙함이나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이 큰 고통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방어기제를 말합니다. 힘든 상황을 기억하거나 의식하지 못함으로써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심하면 성격이나 정체성마저도 변화가 오기도 합니다. 한 사람 안에서 다른 사람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심각해지면 이중인격, 다중인격의 정신장애나 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번 호부터는 성숙한 방어기제 중 ‘승화, 예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승화는 나의 욕구나 부정적 감정, 갈등상황을 양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타인과 좋은 관계로,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 및 해결하는 방어기제입니다. 승화라는 방어기제에는 고통이 따르는 훈련이 수반됩니다. 본인을 힘들게 하는 미운사람의 뒤통수가 골프공이라 생각하고 후려친다는 선배님의 말씀에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골프공은 시원하게 날아가고 본인은 새파란 그린을 보고 좋은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달라지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골프도 즐겁다고 하셨습니다. 선배님처럼 갈등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스포츠로 해소하는 것, 승화의 예입니다. 골프를 잘 할 수 있게 고통이 수반되는 훈련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거구요. 누가 봐도 멋지게 갈등상황이나 부정적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억압된 욕구를 사회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 욕구를 충족시킬 때 보람과 즐거움이 극대화됨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우리에게는 아름다움을 느낄 훈련이 필요하답니다.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말이죠. 직업을 바꿀 것도 아닌데 미술, 음악, 문학과 같은 창작 활동이나 스포츠, 댄스, 요리 같은 창조적인 일에 열심인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 중에는 본인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어려서부터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심리적 갈등을 안고 있었으며 그러한 무의식적 갈등을 해소시켜줄 길을 찾고 찾다가 선택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몰입하게 되고 가장 본인을 잘 표현하는 일임을 알게 되고 평안함을 찾습니다. 이것이 승화가 주는 선물입니다.
예상은 ‘미리 생각해본다’는 뜻으로 앞으로 생길 상황을 미리 당겨와 생각으로 경험을 해보는 것으로 예방주사를 맞고 항체가 생성되게 한다고 생각하시면 쉽겠습니다. 망상은 정신병적 방어기제로 상상을 하되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 못하고 비현실이 현실인냥 살아갑니다. 공상은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은 하지만 비현실적인 상상 속에 머물게 되는 데 주로 청소년이 공상을 잘 하지만 성인이 되어도 공상 속에서 살게 되면 미성숙방어기제로 봅니다. 이지화는 생각을 이지적으로 하지만 그 생각에 걸맞은 감정이 없는 미성숙적 방어기제입니다. 예상은 당연히 내게 닥칠 일을 생각해보고 미리 연습해보는 성숙적 방어기제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생각만으로도 ‘망상, 공상, 이지화, 예상’ 등 갈등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다음호에 예상에 대해 좀 더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의 건강도 항상 함께 챙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