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골절수술 역사’ 번역에 앞서서
박 용 호
박용호치과 원장
前 대한치과의사문인회장
이 글은 Dingman과 Natvig의 공저인 Surgery of Facial fracture 의 1장, 2장을 번역한 내용이다. Dingman은 치과의사이자 의사로서 미시간 의과대학 외과학 조교수, 미시간 치과대학 구강외과 부교수, 요셉머시병원 성형외과장을 역임했으며, Natvig 역시 공동면허로 밀워키 의과대학 성형재건외과학 임상조교수, 밀워키병원. 세인트메리병원 외과 스텝을 역임했다.
학부 시절, 임상 과목 첫 시간은 그 과목의 역사와 저서 소개로 시작됐다. 그러나 구강악안면외과는 6개 분야로 나뉘어 바로 지식습득에 들어갔다. 현존하는 이론과 술기 학습이 방대하고 시급해서였을 것이다. 물론 醫史學 강의에서 개괄적인 고대 의술의 변천사는 섭렵했지만 구강악안면 부위 손상 환자 수술사에 관해선 언급이 없었다.
인간 유사 이래 사고, 폭발, 폭행, 재난 등에 의한 ‘안면’ 손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 것이다. 안면은 인간 정체성이 타인에 인식되는 첫 통로이고, 턱과 구강은 원초적 본능을 실현하는 첫 기관이다. 이토록 주요한 부위에, 의술 자체가 미약하고 제한됐던 시대, 극히 소수의 고, 근대, 현대 醫人들이 생명에 대한 연민과 구원 본능으로 행했던 수술 기법의 성취사를 살펴보는 것은 흥미롭다.
이 책은 본인이 국립경찰병원 전공의, 102 야전병원, 국군논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군치의관 근무 시 제일 애독했던 저서이다. 수술 전후에 끼고 살았다. 안면골절에 관한 한 이처럼 이론과 술기를 명쾌하게 서술한 책이 없다. 대부분 숙독했지만 유독 역사 분야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그림만 보고 넘어갔던 부분이다. 그간 시간이 나더라도 일반역사, 철학, 심리학 분야의 독서에만 관심 두다가 이제서야 천직, 本鄕의 치밀한 독서에 접했다. 남의 것 보다 우선 내 것의 역사를 알아야 하지 않은가.
선학들의 수술 발전사를 접하면서 예전 치밀한 수술 기법의 변용성 박사님, 화려한 수술의 대가이셨던 민병일 교수님, 과감한 수술을 구사하셨던 남일우 교수님, 담대한 수술의 김종원 교수님을 추억하고 감사드린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올드한 내용이지만 기본 원리는 일치한다. 현재 우리의 구강악안면 영역의 수술 수준이 상당 경지에 도달한 것은 전적으로 이들 구미 선학들의 업적에 도움받은 셈이므로 그들의 치열한 발자취를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제1편] 안면골절수술의 선구자들
인류는 구석기시대 이후로 안면골절 치료 시도를 했다. 물론 기록은 없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파피루스에 나타나는데, 기원 전 25~30세기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설형문자 판독을 통해서 골절 치료에 면직물로 된 붕대를 사용했음이 밝혀졌다. 한 파피루스에선 하악골의 복잡골절은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당신이 부러진 사람의 턱을 보려면 손으로 만져봐야 한다. 손가락으로 부러진 부위가 타닥타닥 소리가 남을 감지한다면 그에게 말해줘야 한다. 아래턱이 부러지고 상처가 생겼으니... 열이 날 것이다. 치료가 불가능하다”
저자는 그러나 하악골 탈구 치료는 언급했다. “아래턱이 빠진 사람을 보면 그가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할 것이다. 그대의 두 엄지손가락을 그의 입안 턱 끝에 대고 두 손가락은 턱을 받치고 턱이 제자리로 들어가도록 밀어 넣는다. 이것은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그리고 회복할 동안 매일 꿀을 줘라”
http://www.chihak.co.kr/news/1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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