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탐구 <216> - 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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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7/11 치학신문

음식탐구 <216>
복숭아

피로회복에 도움 되지만 장어와는 상극 알레르기도 조심해야

조 재 오

경희치대 외래교수

복숭아는 장미과 버느나무속의 과일로 학명은 Prunus persica(L.) Batsch 1801 이며 복사나무의 열매다. 사과, 배와 더불어서 대표적인 인기 과일이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특히 베이징시 근처에서 많이 난다. 삼국지연의에서의 유명한 도원결의가 일어난 장소도 오늘날 베이징 일대인 탁군(涿郡)이다. 이곳은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아 품질 좋고 많은 복숭아를 생산하기에 아주 적합한 기후이다.
복숭아는 생긴 게 볼기를 닮아서인지 영단어 peach에는 '여성의 엉덩이'와 '마음에 드는 여자' 라는 뜻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공부하는 선비의 집에는 복숭아가 여인의 분홍빛 볼기를 닮아서 음심(성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공부에 방해가 되므로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다. 성에 대해 개방적이거나 문란한 여성을 "팔자에 도화살이 꼈다."라고 하며, 성인잡지를 '도색(桃色)잡지'라고 한다, 복숭아의 꼭지를 기준으로 해서 반으로 가르면 씨앗 주변을 비롯한 전체적인 형상이 여성의 음문을 닮았기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를 은유하는 경우 가 많았다 .
복숭아는 여러해살이식물로 싹 터서 잎과 줄기가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 3년~5년 정도 걸린다. 겨울이 지나고 4월쯤 잎보다 먼저 분홍색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열매가 생기고 익는다.
과육은 씨 주변이 분홍색이 도는 흰색과 씨 주변이 붉은 기가 도는 노란색으로 나뉜다. 통조림 백도, 황도는 이 붉어 보이는 부분을 손질해서 이런게 안 보인다. 수분이 많은지라 달고 시원한 맛이 있으며, 과일이 익은 정도나 종류, 품종 등에 따라 묘하게 식감이 다르다. 보통 과육이 무른 쪽이 단맛이 더 강한 편이지만 무른데도 맛은 밍밍한 경우도 있다. 수확시기는 품종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빠르면 6월 중순, 늦더라도 10월 초반까지이다. 당도와 수분이 바나나 못지않기 때문에 복숭아 2~3개만 먹어도 바나나처럼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진다. 포만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용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복숭아는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향기를 가지고 있어 여성들의 선호도가 좋은 편이다. 이 향기는 각종 향수나 탈취제, 화장품(특히 핸드크림)에 자주 쓰인다,
복숭아는 쉽게 상해 저장이 힘들고, 과일 자체에 벌레가 많이 꼬이는 편이라 맛볼 수 있는 기간이 초여름~초가을로 짧은 편이고 제철이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이러한 특성상 재배 과정에서 농약이 많이 쓰인다. 저농약 복숭아는 있어도 무농약 복숭아는 없을 정도이다.
복숭아의 종류는 껍질에 나는 털의 유무에 따라 크게 털복숭아(유모계)와 천도복숭아(무모계)로 구분한다. 털복숭아는 다시 과육 색에 따라 보통 백도(백육종)와 황도(황육종)로 나뉘는데 블러드 복숭아라고 해서 살이 아주 진한 붉은색에 향기가 매우 진한 종도 있다.
복숭아 중에서 겉면이 매끈하고 속은 단단한 천도복숭아는 맛이 가장 시고, 껍질에 털이 없는 변이종이다. 한국의 경우 보통 과육이 부드럽고 즙이 많고 상대적으로 단 백도가 생과일로 많이 소비되고, 단단하고 즙이 적고 담백한 편인 황도가 통조림으로 소비되는 편이다.
복숭아는 말랑한 것이 당도가 높아서 인기가 훨씬 높은 편이나, 씹는 맛을 즐기는 사람은 당도와 수분이 낮은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복숭아에는 체내에 흡수가 빠른 각종 당류 및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풍부하여 피로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팩틴성분이 있어서 장에 좋아서 변비에도 도움이 되며 피부에도 좋다. 또한 혈액순환을 도와 심장병이나 관상동맥경화 같은 혈관질환을 예방해주며, 혈압을 낮춰주는 칼륨이 체내 나트륨 배출을 조절해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당류가 많으므로 많이 먹으면 안 된다. 또한 GI지수가 과일 중에서도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하기에 식사대용으로도 좋다.
복숭아는 맛과 모양 때문에 주로 날로 많이 먹지만, 통조림, 잼 같은 저장식품이나 주스나 아이스티 및 요구르트, 스무디 등의 음료수와 디저트를 만들 때에도 주재료로 들어가기도 한다. 복숭아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복숭아 조림, 복숭아 잼, 복숭아 타르트, 복숭아 과자, 복숭아 음료, 복숭아 아이스크림, 복숭아 케이크, 그릭모모 .피치트리 등이 있다,
복숭아는 음식 중 장어와는 상극이라서, 절대로 함께 먹거나 장어를 먹고 난 뒤의 후식으로 먹으면 안 된다. 장어에는 지방질이 많아 소화하기가 어려운데, 복숭아에 있는 유기산이 이 지방질을 소화하는 것을 방해해서 소화불량으로 설사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일 경우 상대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약한 사람은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나 복숭아 통조림 정도는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복숭아 성분 50% 이상의 과즙이 피부에 닿기만 해도 피부가 부어오르거나 두드러기가 나고 식용했다가 알레르기성 천식 발작을 일으켜 호흡곤란에 빠져 병원의 조치가 없을 시 사망할 수도 있다.
필자는 군대시절 조치원에 있던 군 병윈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곳은 복숭아산지로 복숭아 철에는 흔하고 가격 또한 저렴했다, 군병원의 특성상 무료 진료여서 치료 받은 환자가 고마움의 표시로 복숭아를 한망(과거에는 복숭아를 대나무 망에 넣어서 팔았었다.) 씩 가지고 오곤했었다. 당시 치과부에서는 하루의 일과 시간이 끝나면 인접과의 군의관들을 불러 복숭아 향연(?)을 즐기곤 하였었다. 하루는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다는 마취과장이 동료 군의관들이 ‘맛있게 먹는 복숭아’를 보고 ‘먹고 죽은 귀신이 때갈도 좋다’는 필자의 변죽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복숭아를 몇 입 베어 먹었다가 얼마 후 전신에 발진이 돋고 호홉이 곤란하여 응급으로 항히스타민 주사를 맞고 치료하는 것을 본 일이 있어 복숭아 알레르기의 기왕력이 있는 사람은 주의하여야 한다는 것을 실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