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의 법인화와 치과병원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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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4/14 치학신문

서울대학교병원의 법인화와 치과병원 ⑫
임창윤 회고록

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우리나라가 197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은 교육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하였듯이 1976년에 의과대학의 기초학교실과 치과대학 기초학교실의 통폐합의 문제로 혼란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임상의학계에서 구조적인 개혁이 일어났다. 서울대학교 병원의 특수법인화에 따른 의과계와 치과계의 조직체계의 융합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1976년과 1978년은 참으로 치과대학 교수로서는 수난의 해였다. 1978년 7월 현재의 서울대학교병원 건물이 준공되면서 과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이던 체제가 의과대학의 예속에서 벗어나 하나의 독립된 기구인 서울대학교병원이라는 특수법인 체제로 출발하게된 것이다.
아울러 동일 캠퍼스 내에 있던 치과대학 부속 치과병원도 특수법인 서울대학교 병원 조직에 흡수 통합하게 되었다.
의과대학 부속병원 자리에 오늘과 같은 새로운 거대한 건물이 서게된 계기는 박정희 대통령의 진료를 계기로 이루어졌다.
박정희대통령께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병원에 내원하시어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으시고 난 후에 대통령께서 “내가 뭐 도와드릴 것이 없느냐 ?”고 문의하셨을 때에 의과대학병원장이 “현재 의과대학 병원은 일본제국주의시대에 건축된 것으로 지금의 건물로는 현재와 같은 의료가 발달되고 의학의 진료분야가 광대해 지면서 종전의 의과대학병원 건물로는 현대 의학의 추세를 감당하기 어려우니 건물을 새로 지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하고 건의하면서 현재와 같은 서울대학교병원 건물이 신축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까지만 하여도 의과대학 부속병원 건물은 지금 현재의 시계탑(1907년 대한의원 본관 건물, 마당 한편에는 초대원장인 지석영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음)이 있는 벽돌로 된 2층 건물과 그 뒤편에 목조건물의 2층으로된 정신병동을 포함한 4개의 입원 병동이 있었다. 그 시계탑 뒤의 2층 입원병동 4개를 허물고 그 자리에 지금의 거대한 병원건물을 짓게 된 것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은 본래 1885년에 설립된 왕립병원인 광혜원(廣惠院)을 시작으로 제중원(濟衆院) 광제원(廣濟院) 대한의원(大韓醫院)을 거쳐 일제 식민 치하에서 조선총독부의원(1910년 한일합방 후의 명칭) 및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으로 그 맥을 이어오다가 8·15광복과 함께 1946년 국립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개칭하여왔다. 의과대학에서도 이 구식 왜정시대에 지어진 병원 건물을 헐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여야 할 기회가 된 것이다.
새로운 병원 건물의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13층의 쌍Y자형의 연건평 4만5천여 평의 건물로 처음에는 이 Y자형의 한 날개를 치과병원에 할애하기로 하여 의과병원과 치과병원이 동일 건물에서 진료를 하도록 하는 계획 하에 건축을 시작하였던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치과대학교수들은 의과대학부속병원과 치과대학부속병원이 통합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