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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17  치학신문
서울대학교병원의 법인화와 치과병원 ⑮
임창윤 회고록

 


 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새로운 조직표에 의하여 병원이 운영되면 치과대학의 구강병리학 교수들은 이제까지 관행으로 시행해오던 조직검사는 못하게 된 구조이다.
 구강병리학은 치과영역에서 발생되는 모든 질병에 대하여 연구하고 거기서 얻어지는 지식을 체계화하고 후진들에게 가르치고 진료에 지침이 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다.
 새로운 병원 조직표로 운영되면 앞으로 치과대학의 구강병리학 교수들은 책으로만 구강병리학을 가르치고 실제로 구강의 질병을 취급도 못하면서 그냥 입으로만 치과질환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모양으로 진행된다는 치과질환의 개념만을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모순이 없다.
 아니 외과학교수가 수술은 한번도 못해보고 그냥 입으로만 맹장수술이 어떻고 위암수술은 어떻게 하고 하는 식의 입으로만 나불거리는 외과학교수가 진정한 교수인가 말이다.
 내과학 교수가 환자는 치료해보지도 않고 학생들에게 내과학을 가르치는 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 날 교수회의에 앉아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전공하는 구강병리학이 치과대학 교수들의 무관심에 필자의 전공이 책만 가지고 하는 죽은 교육이 되고, 단지 치의학 연구를 한다 해도 질병을 보지도 못하고 질병에 관한 연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교수직을 그만 접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교수들이 지금 자기 살 길만 모색하느라고 그러는 것처럼 느껴져 야속하게만 보였다.
 치과대학 교수회의에서 김OO 원장의 설명회가 있은 다음 날 제2진료부 병리과 과장으로 임명된 의과대학 병리학교실의 김용일 교수가 필자가 있는 치과대학 6층 필자의 교수실로 찾아왔다.
 김 교수는 필자와는 병리를 하기 때문에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김 교수는 “어떻게 하면 구강병리학교실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필자에게 묻는 것이었다.
 필자는 “지금 서울대학교 병원 조직표가 정부에 다 보고가 되고 국회에서 비준까지 받은 상태이니 지금 조직을 다시 개편해서 치과병원에 구강병리과를 신설해 올릴 수도 없지 않느냐”고 하니 김 교수가 “그럼 천상 우리 둘 사이에 비공식적으로 일을 같이 하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면서 김 교수가 우리 병리과에 와서 교수실을 하나 줄 터이니 치과병원에서 적출되는 모든 조직은 구강병리학 교수가 맡아서 판독하고 진단을 내리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길래 “좋다”고 하여 서로의 합의가 이루어져, 그 날부터 의과병원 지하 층 병리과에 가서 근무하게 되었다.
 또한 병리과의 지재근 교수가 자기 교수실을 같이 사용하자고 하여 지 교수의 교수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지제근 교수는 나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사귀어오던 처지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편의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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