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과장비서로는 지금의 최혜숙씨가 임명되었다. 사실상 최혜숙씨는 1976년에 처음으로 구강병리학교실에 입실하여 교실의 모든 일을 처리하던 사무직이었으나 대학에는 재정이 곤란하여 정식직원으로 채용을 못하고 있다가 구강병리과가 치과진료부에 신설이 되면서 정식으로 사무직으로 채용이 되었다.
이 때도 행정적으로 다툼이 많았다. 처음에는 과장비서로 본원 행정직에 있는 어떤 행정과장이 과장비서자리가 하나 생기게 되니까 뒷구멍으로 자기 아는 사람을 필자의 방에 들여놓았다. 알지도 못하는 여인이 필자의 교수실에 와서 비서라고 앉아있는 것이다. 참 괴로웠다.
최혜숙씨도 괴로웠으리라. 필자도 최혜숙씨를 볼 면목이 없었다. 필자는 총괄과 과장한테 항의를 하고, 치과부원장에게도 이야기를 하여 3개월 만에 그 여인은 다른 부서로 전보되고 최혜숙씨가 정식으로 구강병리과 과장비서로 채용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개국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치과병원이 현재 치과대학 건물에 공존하고 있을 때는 각과 과장실도 별도로 없었고, 작업환경도 열악하였다.
다행히도 1993년 5월에 치과진료부 신축건물이 시계탑 건너편에 세워지면서 치과대학과 같이 사용하던 치과병원이 신축건물로 이전되면서 구강병리과는 신축건물 8층에 위치하고, 면적도 넓어져 판독실, 표본제작실, 전공의 의국, 교수실 등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구강병리학 교수들은 의과대학 병리학교수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에도 교수실을 가지게 되었다.
7. 구강병리과의 운영
대학에서는 학생교육과 연구에만 치중하던 필자가 의과병원(제2진료부) 해부병리과에서 병원의 한 조직원으로 생활하면서 병원의 운영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해부병리과에서는 부서가 과장외에 표본제작실 타자실 판독실 자료보관실 기록보관실 인턴 레지덴트 의국등 많은 구성원과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다행스러웠던 것은 구강병리과가 신설되기 전에 필자는 1980년 8월부터 장완식 부원장(1978-1982) 밑에서 치과교육연구담당(1980-1981)으로 재직하면서, 치과진료부의 운영실태를 알게되었고, 또 본원 교육연구부(노관택 교육연구부장)에서 치과담당으로 병원 전체의 운영 실태를 약간씩 들여다 불 기회가 있어 과운영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임상과를 운영하려면 우선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과수입이였다. 하나의 임상과를 운영하려면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운영자금은 수입이 있어야 되는데, 수입이라고는 생검(Biopsy)예가 많아야 되는데 이 생검예가 과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 많지가 않았다.
이것이 고민이었다. 어떻게 해결할 방도가 없는 것이다.
장완식 부원장님 시절에는 과가 설립된지도 얼마 안 되었고, 장원장님이 설립해 주신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과장회의에서도 별 말씀이 없으셨지만, 장완식 부원장님이 그만두시고 차문호치과부원장(1982~1986)과 유동수부원장(1986~1990)으로 넘어오면서 많이 힘들었다.
과장회의가 있는 날은 회의장에 들어가기가 싫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과장회의는 치과부원장실에서 각 과 과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그 달의 수입지출현황이 실린 인쇄물을 갖고 논의하게 되는데, 다른 부서들의 수입현황을 보면 모두 8자리 숫자 이상인데 구강병리과의 항에 와서 보면 6자리 수이다. 이러니 다른 과보다 2 숫자가 적으니 표가 확 드러난다.
원장은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한 후에 각과의 수입현황을 논하는데 특히 우리 구강병리과에 대하여는 수입이 적다고 야단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렇다고 아무 환자나 치과병원에 내원한 환자에게서 살점을 떼어 내서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구강외과나 치주과에서 보내주는 적출물에만 의존하는 구강병리과만의 특수사정이니 어찌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어느 날은 차문호원장 시절 과장회의 진행도중 당신과가 문제라고 고함을 치시며 나를 지목하고 수입이 왜 이따위냐고 질책을 받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떤 때는 필자도 같이 윗분이시고 은사이시지만 너무 하시길래 고함을 치고 맞받아 친 경우도 있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과장회의 때에 구강병리과의 수입에 대하여는 말을 아끼셨다.
http://www.chihak.co.kr/news/16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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