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3. 구강병리과의 신설 동기
1978년 7월에 서울대학교 병원 초대 병원장으로 임명된 의과대학의 김OO 원장이 치과대학 교수회의에 참석하여 앞으로 서울대학교 병원의 체제와 경영방침을 설명하고 치과대학 교수들의 의견을 들으러 왔다. 치과대학 3층 교수 회의실에서 치과대학 전 교수가 참석한 자리에서 설명회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았다.
단지 서울대학교 병원 조직표에서 치과대학 부속치과병원장이 치과대학에서 떨어져 나가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예하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치과병원은 제3진료부로 바뀌고 치과대학 부속병원장의 명칭이 서울대학교 병원 제3진료 부원장(또는 치과진료 부원장)으로 바뀌는 것뿐 이었다. 그리고 치과병원은 장소의 변동 없이 현 위치에서 종전과 같이 진료를 한다는 것이다.
그 당시 치과대학 학장이 안형규 교수였고, 치과대학 부속병원 원장이 장완식 보철과 교수였다.
김OO 원장의 설명이 끝난 후 교수들을 향하여 질문이나 의문점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보라는 질문시간을 주었다. 그러나 치과대학 교수들은 한 사람도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조용한 침묵이 몇 분간 지속되었다.
그 때 필자는 조용한 침묵을 깨고 손을 들고 일어나 질문을 하였다. 다른 교수들이 구강병리를 하는 기초교수가 병원과는 관계도 없는데 왜 구강병리 교수가 일어나 질문을 하는가 의아한 모습들로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필자는 일어나서 “나는 치과대학에서 구강병리학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구강병리학은 의과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구강내 질병의 원리와 경과에 대하여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의과대학에서는 외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하기 전 후에 질병의 진단을 위하여 또는 수술의 성공 여부를 알기 위하여 환자에게서 적출한 조직을 병리과에 보내어 병의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제까지는 구강병리과가 임상에는 없었지만 비공식적으로 구강외과에 내원한 환자에게서 적출한 조직 검사물을 우리 구강병리학 교실에 의뢰해서 진단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치과병원 조직표에는 구강병리과가 없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병원이 통합되면 이제까지 치과병원에서 시행하던 병리조직검사는 어떻게 하여야 되겠습니까?”하고 질문을 하니 김OO 원장께서 “아, 그런 것이 있었군요. 알겠습니다. 본원에 돌아가서 생각 좀 해 보고 답을 해드리겠습니다”하는 답변을 들었다.
이렇게 해서 구강병리학 교수가 정식으로 병원 임상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동안 구강외과나 치주과에서 조직검사를 하면 비공식적으로 구강병리학교실로 의뢰가 되어 구강병리학 교수들이 판독을 하여 결과를 해당과로 보냈었는데 그 업무가 없어지고 마는 것 이었다. 새로운 병원 구조에 따르려면 치과병원에서 적출되는 검사물은 제2진료부 병리과로 의뢰되고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가 판독을 하게 되어 있다.
사실상 구강병리학교실이 임상과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조직검사료는 공식적으로 수납을 하지 못하고 비공식적으로 구강외과에서 시약비로 한학기에 얼마를 구강병리학교실에 지불하는 형식으로 조직검사료를 받아왔다.
http://www.chihak.co.kr/news/1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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