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3년을 지냈다. 그 동안 필자의 진단능력이 많이 향상되었고, 행정능력도 많이 늘어 후에 구강병리학과가 새로 독립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5. 구강병리과의 신설
제2진료부 해부병리과에서 3년 이상을 근무하던 중 해부병리과에서도 구강병리가 치과병원과 같이 있어야 더욱 원활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구강병리 고유의 연구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치아에 따른 조직의 변화는 그 취급부터가 경조직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해부병리과에서 조직표본을 만드는 과정부터 난해한 점이 있었다.
이 학문은 별도의 기구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해부병리과 교수들 간에 구강병리를 독립학문으로 분리시켜 치과병원에 설치하여야 되겠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김용일 과장이 나서서 병원 수뇌부에 적극 건의하여 기획실(당시 기획실장 신영수 교수)로부터 작업이 시작되었다.
당시 치과진료부 부원장이셨던 장완식 교수께서도 적극 협조를 해 주시어 구강병리과의 치과병원내 설립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구강병리과가 치과병원에 있으려면 먼저 ‘서울대학교 병원 설치법’을 고쳐야 했다.
이는 국회의 심의과정을 거쳐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서울대학교 병원 기획실을 거쳐 병원 간부회의를 거치고 병원장의 결재가 난 후에 보건복지부로 이관되어 국회를 거쳐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치는 과정을 밟았다.
구강병리과가 처음으로 대한민국에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 임상과로 등록되어 1982년 1월 4일 치과진료부에 구강병리과라는 간판을 달게 되었다. 1983년 5월 20일 이영균 병원장으로부터 “제3진료부 구강병리과장에 임함”이라는 임용장을 받게 되었다.
구강병리과 개소식도 치과대학 1층 현재 도서열람실 복도에서 이영균 원장님과 고창순 제2진료부원장, 장완식 치과부원장님과 여러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3색 Tape도 끊으면서 단출하지만 구강병리과 개소식도 가졌다.
6. 구강병리과의 구성요건
하나의 임상과가 신설되려면 거기에는 장소와 인적자원과 시설기구들이 있어야 운영되게 된다. 처음에는 구강병리과를 설치할 장소가 없어서 치과대학 2층 전관(前館-병원건물)과 본관(뒤 대학건물)을 연결하는 난간, 소아치과 뒤 간호원 탈의실 옆방 3평짜리 방에 ‘구강병리과’라는 간판을 달고 업무를 시작하였다.
처음 업무를 시작하려니 난관이 많았다. 한 개의 임상과를 운영하려면 병리기사도 있어야하고 장비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상태로 구강병리과라는 간판만 얻어도 감지덕지할 판이었다.
그리고 교수진도 필자 한 사람이었고, 조교로 홍삼표가 과와 교실을 열심히 도왔다. 홍삼표 조교는 대학에서 정식으로 유급 발령을 받았기 때문에 급료는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홍삼표 선생은 1982년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전임강사로 발령받아 병원으로부터도 임상교수가 되었다.
하나의 임상과가 설치되려면 거기에 소요되는 기물도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도 마련된 것이 없었다. 예산을 짜려면 다음 해에 새로이 예산을 편성할 때에 청구해야 되기 때문에 애로가 많았다. 그래서 우선 대학 구강병리학교실에 있는 기자재를 임시로 사용하다 새해에 청구하기로 하였다.
당시 처음으로 채용된 병리기사가 박분규씨 였다. 그 전에 구강병리학교실에 이순애라는 병리기사가 있었으나 구강병리과가 설치되기 전으로 비공식으로 교실에서 채용하였던 것이다.
http://www.chihak.co.kr/news/1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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