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선 아
위드치과의원 원장
상담심리교육학석사
방어기제란 갈등상황에서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감당할 정도의 적응 혹은 부적응 대처방식을 말합니다. 필자는 성숙(成熟)이란 관점에서 정신병적, 미성숙한, 신경증적, 성숙한 4가지 방어기제로도 분류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정신병적 방어기제(왜곡, 부정, 망상 : 환상, 환청)가 심해지면 정신병(psychosis)으로, 미성숙한 방어기제(투사, 행동화, 공상, 건강염려증, 소극적 공격성, 신체화)가 심해지면 성격장애(Personal disorder)로, 신경증적 방어기제(억압, 반동형성, 이지화, 전위, 해리)가 심해지면 신경증(neurosis)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정신병(psychosis), 성격장애(Personal disorder), 신경증(neurosis)을 정신장애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선 신경증적 방어기제 중 억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의식의 영역으로 억눌러버린 욕구, 충동, 생각은 이유를 모르는 행동이나 그럴 듯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는 행동의 동기가 되기도 하고 꿈, 농담, 말실수 등의 형태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억압이란 신경증적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모범생 스타일로 경직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보상심리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높은 단계에서 살고 있는 자긍심입니다.
신경증적 방어기제는 남들은 모르지만 신경이 쓰이고 아파와 스스로를 괴롭히는 부적응 대처 방식으로 ‘내 구두 속에 들어있는 조그마한 돌멩이’라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번호에서는 신경증적 방어기제 중 반동형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동형성이란 용납할 수 없는 생각, 감정을 정반대의 것으로 대치하여 과잉으로 보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방어기제에서 핵심은 ‘정반대와 과잉’입니다. 과잉되게 반대의 표현을 해서 진짜 속마음이 숨겨버리는 것으로, 대체로 증오가 애정으로, 지배가 복종으로, 질책이 칭찬으로 둔갑하게 되는데 상황에 전혀 자연스럽지 않지만 무의식 영역이라 인지를 못합니다. 손발이 맞지 않는 신입직원이 굼뜨거나 실수라도 하게 되어 몹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 그 신입직원을 불러다 혼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칭찬을 하고 있는 필자를 보게 됩니다. 데스크 실장님이 필자의 오더에 대한 반응이 없거나 환자 매니지에 대한 실책을 하더라도 괜찮다며 웃고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마음과 달리 행동이 먼저 이렇게 나가버립니다. 필자가 착해서 일까요, 용기가 부족해서 일까요, 직원을 사랑해서 그럴까요. 반동형성을 쓰는 이들의 마음에는 티내면 안 된다는 심리가 작용합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미운 것을 티내면 안 되니까 떡을 하는 더 주는 과잉보상으로 미운 감정을 숨겨버리는 것이 반동형성입니다. 진짜 좋아함인지, 반동형성에 의한 좋아함인지를 우리는 감별진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동형성에는 행동은 하되 즐거움이 없답니다. 프로이드는 반동형성에 대한 예시로 남편에 대한 지나친 원망이 남편의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과 치료자에 대한 분노가 지나친 복종으로 나타나는 것을 들기도 했습니다. 프로이드의 반동형성에 대한 예시는 공감하기가 선 듯 쉽진 않지만 의료계에 종사하는 우리는 가끔 이런 부류의 환자와 보호자를 볼 수가 있습니다. 치과치료를 받기만 하면 구강기능에 문제가 없어질 건강하고 강직해 보이는 아버님과 아버님의 치과치료에 대한 지나친 걱정을 하시는, 오히려 본인이 더 치과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은, 근심이 묻어나는 초췌한 모습의 어머니가 그렇습니다. 원장님이 알아서 치료만 잘해달라고 부탁하며 심지어 간식거리 사다주셨던 환자와 보호자가 막판에 돌변하며 지금까지 말 안하고 참았다 며 원장의 근엄함과 무뚝뚝함 까칠함을 데스크 실장님에게 한바탕 떠벌리고 가는 환자나 보호자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