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윤
서울대학교명예교수 치의학
김동순 교수님이 귀국하시자마자 우리 학년 강의를 맡으셔서 현대식 시청각 강의가 진행됐다. 그 때 교수님께서 비쳐주시는 환자의 구강내 사진들을 보면서 학생들은 이제까지 상상도 못하던 자신들이 앞으로 다루어야 할 질병들을 보면서 배우고 있는 학문에 대하여 긍지를 느끼게 됐다.
그 당시 치과대학에는 환등기가 1대 밖에 없어서 별로 쓸모가 없었는데 김 교수님이 환등기를 이용한 시청각 강의를 하시면서 입체적인 강의가 실현되었다. 그 당시 환등기를 사용하시는 교수님이 거의 없었고, 가끔 미 8군에서 미국 군의관들이 대학에 와서 특강을 할 때 환등기가 사용되곤 하였다. 그 당시 김동순 교수님의 강의는 정말 열강이셨다.
◇경성치과의전 시절(1922~1945)
1945년 이전의 일본식민지 시절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에서 치과병리학 강의는 야오다로(矢尾太朗) 교수가 치과병리학을, 니시야먀 유기오(西山幸男라) 교수가 병리조직학 실습을 가르쳤다. 야오다로 교수는 치과약리학 교수인데 치과병리학 강의도 맏고 있었다.
야오다로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종전 2년 전(1943년)에 일본으로 귀국하셨고(오사카치과대학에서 약리학교수로 정년을 마쳤다), 그후 미기야마(三木山) 교수 혼자 치과병리학 강의를 담당하게 되었다. 일반병리학은 경성제국대학 의학부의 병리학 교수인 니시야마(西山幸南) 교수, 김현주(金顯周), 도구미즈(德光美福) 교수, 아까누마준(赤沼順西朗) 교수가 경치전에 시간강사로 병리학 총론과 병리학실습을 가르쳤다고 한다.
경성치과전문학교 시절 병리학 및 치과병리학 강의의 시간 배정은 2학년 1학기에 병리학 이론과 치과병리학 강의가 2시간씩 배정되고, 2학년 2학기에 가서도 1학기에서와 마찬가지로 병리학 이론이 있고 치과병리학 강의와 치과병리학 실습시간이 배정되었다.
여기서 병리학 이론이라함은 일반병리학 총론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3학년 1학기에 가서 병리학 이론과 병리학 실습, 그리고 치과병리학 실습시간이 배정되어 있었다.
일정시대의 병리학은 기초학문으로 취급되어 왔다. 일본 역시 독일의 학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독일과 마찬가지로 순수 기초학문으로 취급되었으나, 미국에서는 병리학이 임상학문으로 진단업무에 관여하는 아주 의학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학문으로 2차대전 후에 미국의 영향을 받아 일본과 한국에서도 병리학이 임상학문으로 변하게 되었다.
김동순 교수도 1943년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시고 조수로 계시다가 1946년 서울대학교가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면서 의과대학 병리학교실에 대학원생으로 입학하시어 1949년 윤일선 교수 밑에서 의학석사학위를 취득하시었다.
왜정시대에 한국사람들은 연구실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그 당시 김동순 교수는 경치전 졸업생으로 경치전의 교무과장으로 있던 마에다(前田) 교수의 배려로 병리학교실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으며, 또한 이 마에다 교수의 추천으로 일본 의대를 다니게 추천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동순저: 古稀를 맞은 나의 回顧, p.53.1988.).
http://www.chihak.co.kr/news/17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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