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 경쟁이나 대립이 아닌 존중과 협력으로 상생
김수진
대한여성치과의사회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치학신문 창간 3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39년간 치과계의 주요 현안을 전달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며 치과계 발전에 기여해 온 치학신문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나라 치과계는 지난 수십 년간 양적·질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여성치과의사들은 진료 현장을 넘어 교육, 연구, 학술, 정책, 사회공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치과계 발전의 한 축을 이루어 왔다.
오늘날 여성치과의사는 전체 치과의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성장하였다. 이제 여성치과의사의 역할은 단순히 숫자의 증가나 활동 영역의 확대를 넘어, 치과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주체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다.
여성치과의사가 걸어온 길은 도전과 성장의 역사였다.
과거 여성치과의사들은 사회적 편견과 제한된 활동 기회 속에서도 전문직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 왔다. 1971년 창립된 대한여성치과의사회는 이러한 여성치과의사들의 구심점이 되어 권익 향상과 전문성 강화, 후배 양성, 사회공헌에 힘써 왔다.
특히 진료 현장에서 국민 구강건강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봉사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온 것은 여성치과의사들이 쌓아온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에 비해 치과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와 대표성은 여전히 충분하지 못하다. 또한 출산과 육아, 진료와 가정생활의 병행, 경력 단절 등 여성치과의사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능력 있는 여성 인재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치과계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성치과의사들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첫째, 여성 리더십의 확대와 정책 참여가 필요하다. 여성치과의사들이 치과계의 주요 정책 결정과 협회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 이는 여성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치과계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둘째, 미래 여성 인재의 육성과 세대 간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가 후배들의 도전과 열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멘토링과 리더십 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 대한여성치과의사회가 추진하는 멘토·멘티 만남, 학생홍보기자와 여성인재아카데미 역시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이다.
셋째,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치과의료의 새로운 역할을 개척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대를 맞아 방문치과진료와 취약계층 구강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성치과의사들은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치과의료정책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역할까지 확대해야 한다.
넷째, 전문성 강화와 미래 환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치과의료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끊임없는 학술적 역량 강화와 국내외 교류를 통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다음 세대가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치과의사의 발전이 남성과의 경쟁이나 대립이 아닌, 상호 존중과 협력을 통해 치과계 전체의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여성치과의사회는 지난 5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치과의사의 권익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인 동시에,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치과계의 변화와 국민 구강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단체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여성치과의사의 성장은 곧 치과계의 성장이다.
더 많은 여성치과의사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고, 더 많은 여성 리더들이 치과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때 우리 치과계는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다.
그 변화의 길에 대한여성치과의사회가 앞장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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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29일 메가젠임플란트 강남사옥에서 열린 여성치과의사의 리더십 역량 강화와 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여성인재 아카데미’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