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기준 환자 危害(위해) 줄 수 있는 구체적 행위에 둬야
과도한 경쟁과 왜곡된 광고·환자유치 구조적 개선 시급
위 현 철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이번 GAMEX 2026 정책포럼에서는 ‘초저가 마케팅의 그늘과 치과의료의 본질’을 주제로 환자 안전과 치과의료 생태계의 현실을 논의했습니다. 초저가 광고와 실제 진료비의 차이, 치료계획과 설명·동의, 진정마취의 안전관리, 치료가 중단된 뒤의 책임까지 여러 문제가 다뤄졌습니다. 논의의 출발점은 분명했습니다. 환자가 가격뿐 아니라 치료의 필요성과 안전, 사후관리까지 믿고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최근 발생한 특정 사건의 책임은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개별 사건의 결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을 살피고 예방하는 체계는 마련해야 합니다. 치과진료는 치료의 필요성과 방법을 환자 혼자서 판단하기 어렵고, 발치나 치아 삭제처럼 비가역적인 치료가 많습니다. 과잉진료, 무자격자에 의한 진료, 불법·과장 광고, 설명과 동의의 부실은 환자의 건강뿐 아니라 치과의료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낮은 가격 자체를 환자 피해나 비윤리 행위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효율적인 운영과 기술 발전으로 진료비 부담을 낮추는 것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살펴야 할 것은 가격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실제 총비용과 추가비용이 정확히 안내되는지, 치료의 대안과 위험이 설명되는지, 안전관리와 사후책임이 지켜지는지 입니다. 규제의 기준을 가격 자체에 두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와 절차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임상적 맥락에 따라 살피기 위해서 전문가 평가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과거에 치과계에서도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추진됐고 운영 매뉴얼이 마련된 바 있습니다. 지역 전문가가 의심사례를 조사하고 시·도와 중앙 윤리위원회가 단계적으로 심의해, 필요한 경우 보건당국에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구조였습니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진료의 맥락을 살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지속적이고 전국적인 제도로 정착하지는 못했습니다. 조사권과 자료 접근의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대상자의 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확인됐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시범사업을 점검해 실효적인 권한과 공정한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의료기관 개설 단계에서도 전문성을 지닌 지역 치과의사회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을 제도화 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지역 치과의사회나 전문가 평가기관이 치과의원 개설을 직접적으로 허가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지만, 보건소가 법정 요건을 심사하고, 그 과정에서 사무장병원 의심, 비의료인의 개설, 면허 대여 방식 등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지역 치과의사회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은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참여 기준과 절차를 공개하고 개설자의 소명 기회를 보장한다면, 진입 제한이 아닌 환자 보호를 위한 협력으로 신뢰받을 수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이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중앙회장은 윤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종 행정처분은 보건복지부장관이 법적 절차에 따라 결정합니다. 따라서 자율징계권 확보는 협회에 권한을 단순히 더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전문가가 사실을 조사하고, 독립된 기구가 심의하며, 행정기관이 법적 기준에 따라 처분을 검토하는 각 단계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조사에 필요한 자료 확보의 근거, 개선 권고의 범위, 중대한 사안의 행정기관 연계와 당사자의 불복 절차도 법률과 규정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합니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조사와 최종 심의는 분리하고,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심의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소비자·환자 대표와 법률·윤리 전문가가 기준 마련과 심의, 운영 평가에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피심의인에게는 쟁점과 근거를 알리고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보장하고, 신고자에게도 처리 결과와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판단기준과 익명화한 처리 통계를 공개하고 독립적인 재검토 절차를 마련해야 자율규제가 ‘제 식구 감싸기, 정적 흠집내기’라는 의심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징계만으로 치과의료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2025년 행한 치과의사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징계가 필요한 행위와 함께 수가 개선, 치대 정원 조정, 모니터링 기준 마련을 과제로 제시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일부의 인식조사를 전체 치과의사의 의견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책임 강화와 구조 개선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을 보여줍니다. 경미한 절차상 문제에는 교육과 시정으로 대응하고,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위반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비례적 체계가 필요합니다. 과도한 경쟁과 왜곡된 광고·환자 유치 구조를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자율규제의 정당성은 권한의 크기가 아니라 공정한 기준과 책임 있는 운영에서 나옵니다. 치과계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공정하게 바로잡으며 그 결과를 국민에게 설명할 때, 자율규제는 특권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책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경기도치과의사회도 GAMEX 정책포럼에서 나온 논의를 이어가며 소비자 참여와 외부 검증을 갖춘 시범모델을 마련하고, 제도 개선에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치학신문 창간 39주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치과의료의 신뢰와 환자 안전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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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MEX2026 기간인 지난 9월20일 열린 ‘초저가 마케팅의 그늘과 치과의료의 본질: 환자 안전과 의료생태계는 안녕한가?’ 정책포럼에선 비급여 진료비 표시 및 광고 규제, 적정 수가 안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의 제도적 보완 방안을 모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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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열린 복지위원회 국감장 임플란트 환자 사망 사고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치과의 대표 원장이 결국 국정감사장에 출석키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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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2022년 열린 '의료인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전문가단체 공청회' 모습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