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과 협력 선언적의미 앞서 체감하는 성과 필수
심 동 욱
서치 불법의료광고 및 저수가덤핑치과 대책특위 위원장
서울시치과의사회 부회장
연세치대동문회 부회장
인공지능(AI)과 소셜미디어(SNS)의 발전은 의료광고의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의료기관의 이름과 위치를 알리는 광고가 주였다면, 이제는 AI로 제작한 영상과 숏폼 콘텐츠, 개인정보를 수집해 잠재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으로 연결하는 DB형(데이터베이스형) 광고까지 등장하고 있다. 광고를 제작하고 확산하기는 쉬워졌지만, 소비자가 광고의 진위를 판단하고 올바른 의료기관을 선택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의료기관을 직접 드러내지 않은 채 상담 신청이나 개인정보 제공을 유도하고, 이후 특정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연결하는 광고는 광고 주체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 효과를 강조하거나 과도한 할인 혜택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환자의 합리적인 진료 선택을 방해할 뿐 아니라, 성실하게 진료하는 의료기관의 공정한 경쟁 환경까지 훼손한다.
불법 의료광고는 단순히 치과계 내부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건강과 재산을 보호하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치과의사회는 불법 의료광고 및 저수가 덤핑대책 특별위원회와 불법 의료광고 신고센터를 출범시켜 운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출범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다. 의심 광고를 찾아내고, 위법 여부를 검토하며, 신고와 차단을 거쳐 재발 방지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첫째, AI·SNS 의료광고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의료기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광고,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유사 광고, 외부 상담 창구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과 환자 연결 등 주요 유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다만 AI를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광고 자체를 불법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광고 내용과 주체, 실제 운영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위법 여부를 판단하고, AI 생성 의료광고의 책임과 규율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법적 근거에 기반한 신고·차단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의료광고의 위법 여부는 광고 매체나 진료비 수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거짓·과장 또는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내용이 있는지, 환자 소개·알선과 관련한 대가관계가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비급여 진료비 할인 역시 그 자체만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광고의 내용과 할인 조건, 환자 유인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광고 화면과 게시 계정, 연결되는 상담·예약 페이지, 게시 시점과 반복 노출 여부 등 증거를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 광고 주체가 확인되면 관할 보건소 등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사안에 적합한 관계기관에 심의·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을 통해 책임 소재를 확인해야 한다. 신고 건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광고 주체의 책임을 밝히는 일과 국민에게 불법 광고가 계속 노출되는 것을 막는 일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셋째,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대국민 홍보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등과 협력해 불법 의료광고의 유형과 피해 예방 정보를 알리고, 국민이 자극적인 광고 문구나 가격 혜택만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하지 않도록 안내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설명, 적절한 치료계획과 사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치과계 내부의 홍보에 머무르지 않고 일반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매체와 전달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넷째, 저수가 덤핑과 부당한 환자 유인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진료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허위·과장 광고, 부당한 환자 유인, 개인정보를 이용한 부적절한 환자 모집 등 구체적인 위법 정황이 있다면 사실관계를 확인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환자 모집부터 의료기관 연결, 실제 진료에 이르는 전체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개별 광고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법 행위가 반복되는 구조를 파악해 재발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법 의료광고 대응의 궁극적인 목적은 치과계의 이익만을 지키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진료를 선택할 권리를 보호하고, 의료광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며, 성실하게 진료하는 의료기관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일부 의료기관의 문제를 치과계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도 안 되지만, 환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별위원회와 신고센터는 운영을 시작했다. 이제는 상시 모니터링과 증거 확보, 광고 주체 확인, 관계기관 신고와 차단, 대국민 홍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관계기관과의 협력 역시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불법 의료광고는 발견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차단하고, 책임을 확인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서울시치과의사회는 특별위원회와 신고센터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작동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의 신뢰와 공정한 진료 환경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