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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5/11  치학신문
기원의 장소 ⑩
괴산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 A

 


 임 창 준


 서초이엔이치과원장


 갤러리무늬와공간 대표


 bonebank@hitel.net

 

 

 

 충청북도 괴산군 수옥폭포에서 원풍로를 달려 4분 거리인 이화령 우측 길가에 바위 안쪽으로 두 분을 같이 모신 원풍리 마애불은 이불병좌상(二佛竝坐像)이다.
 판불이나 금동불에 종종 보이는 형식이나 여기처럼 돌에 새긴 경우는 드물다. 워낙 큰 마애불이라 어렵지 않게 그 장소를 찾을 수 있으며, 조선 시대 불상들과는 모양이 차이가 나는 고려 초나 늦어도 12세기경에 조성한 마애불이다.
 제작 당시 이 마애불을 만들기 위해 맨 먼저 바위 안 쪽으로 사각 박스를 먼저 만들고 그 안에 마애불을 새긴 것으로 생각되는데, 마치 바위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화지 영역을 설정한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안으로 사각 박스처럼 새긴 공간을 감실이라고 하는데, 유교, 가톨릭에서도 이 용어가 통용되며, 신위 및 작은 불상, 또는 성체 등을 모셔둔 곳을 말한다.
 30m 높이의 암벽(지상에서 6.5m 높이) 위에 약 6×5.5m 크기의 방형 감실을 파고 그 안에 2구의 불상을 조각하였는데, 두 불상을 나란히 배치한 것이 병좌상으로서는 희귀한 예로 주목되고 있다.
 두 불상을 나란히 조각한 것은 법화경의 사상을 반영한 석가·다보 이불병좌상으로 추정되며, 이불병좌상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발견되는 희귀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대한민국의 보물 제97호로 지정되었다.
 얼굴과 몸체에는 아직도 채색을 했던 흔적이 남아 있어 불그스레하다.
 옛날 사진에 왼쪽 불상의 코 부분에 네모나게 파 놓은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별도로 만들어 끼우는 방식을 택한 게 아닌가 한다. 어깨는 수평이고 통견의 법의는 U자형을 그리며 가운데로 모아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그 사이로 승각기가 사선을 그리고 있다. 아래로는 마모와 결실이 심하여 판별이 어렵기는 하나 전체적인 구도로 봐서는 결가부좌를 한 듯하고 양손은 법의에 가려져 있다.
 바위 특성상 감실 안팎으로 벌집형 풍화된 구멍이 여러 개 있고 얼굴에는 총알 같은 외력에 의한 상흔이 역력하다. 머리 부분에는 50~60여개씩의 구멍이 있다. 아래 위로는 가구를 설치한 흔적이 있는데 지금도 비를 가린 자국이 선명하다. 두 불상을 나란히 조각한 것은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에서 처럼 ‘묘법연화경’에 나오는 다보여래와 석가여래의 설화를 조형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고려 전기 법화사상의 유행과도 연결된다.
 둥글고 힘 있어 뵈는 얼굴에 가늘고 긴 눈, 넓적한 입 등의 조각수법은 평면적으로 양감이 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얼굴 전반에 미소가 번지고 있어 강하면서도 자비로운 느낌을 준다. 반듯한 어깨, 평평한 가슴 등 신체의 표현은 몸의 굴곡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형식화되었다. 옷은 양 어깨를 감싸고 있으며 옷주름은 무딘 선으로 표현하였다. 자세히 보면 몸에서 나오는 빛을 상징하는 광배에는 작은 부처가 새겨져 있으나, 채색과 장식의 흔적이 희미하게 닳아서 세부수법은 잘 알 수 없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말기 범어사의 고승인 여상조사, 또는 고려 때 나옹대사가 조성한 것이라고도 하는데, 고려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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