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준
교대역 이엔이치과 원장
‘무늬와공간’ 갤러리 대표
bonebank@hitel.net
돌무더기가 있는 서낭당은 우리 나라 방방곡곡의 마을 입구나 고갯길, 동네 어귀, 길섶이나 산마루에 자리잡고 있다. 대개 노거수 옆에 있고, 돌무더기에는 금줄이나 종이띠가 둘러쳐져 있거나 더러 솟대나 간짓대가 꽂혀 있는데, 행인들의 여행 안전을 기원하기 위한 노신 신앙과 관련되어 보인다. 또한 성황은 마을 전체가 치성을 드리거나 정기적으로 제사를 드리는 곳임에 비해, 서낭은 행인의 안전 통행을 기원하는 대상이 된다.
대부분은 영험하다는 나이 많은 신목에 금빛 새끼줄과 장식을 달아 돌을 쌓아 놓는다. 이 돌들을 두고 외부의 적이 쳐들어왔을 때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는 매우 실용적인 용도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또한 사당을 지어서 신의 영역임을 표시하고, 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조성된 일종의 토템이다.
서낭당의 이름에 대해서는 선왕당(仙王堂)에서 나왔다고 보기도 하며 고대 한민족 고유의 선도 신앙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서낭당이 고대 마한의 소도와 뿌리가 닿아 있다는 것은 이미 조선시대에 제기된 설로, 1800년대 초 헌종 시기 우리나라 전통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있는 아래 글로 보아 이 책이 편찬되었던 때에 이미 현재의 모습과 같은 서낭당의 형태가 이미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나무위키).
우리 동방 팔로의 고갯마루 곳곳에 선왕당(仙王堂)이 있는데 이는 성황(城隍)의 오기이며, 중국에서 고개 위에 세운 관색묘와 같다. 건물을 지어서 사당으로 삼거나 숲의 오래된 나무 밑에 흙이나 돌을 무더기로 쌓아서 제사터로 삼기도 한다. 지나는 사람들은 꼭 절을 하고 침 뱉고 지나간다. 실이나 천을 매달아 놓거나 종이조각이나 머리카락을 묶어서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돌무더기를 쌓아서 제사 지내는 것은 어쩌면 《통전(通典)》에 “마한에서는 귀신을 제사지내는데 소도(蘇塗)를 지었다” 한 것이 남은 풍속일지도 모른다. 《연번로(演繁露)》에는 《통전》의 ‘마한에서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소도를 지어서 큰 나무를 세워 방울과 북을 매달아 두었다’는 기록에 주석을 달아 “소도는 부도(浮塗)와 닮았는데 부도는 곧 탑이다”라고 하였다.
저자는 중부지방 답사 증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래되지 않은 돌무더기들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예전부터 전래된 양식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기원의 역할을 한 흔적이 보였다. 그중 두 군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 군데는 경기도 양주시 양주읍 유양리 백화암 경내에 형성된 것이었고(그림1), 다른 데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의 봉래산 광덕사를 지나 400미터 지나 좌측에 있는 오두막 폐가 지나 있는 운동터에서 본 돌무더기였다(그림2). 전자인 백화암 경내의 돌무더기들은 2004년에 완성된 마애삼존불을 조성하던 시기에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후자인 영월읍 영흥리에 조성된 것은 밑에 조악한 제단 같은 돌판도 관찰되었는데 이곳에서 오솔길로 200여 미터 더 가면 암벽 밑에 있는 기도터와 관련된 흔적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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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주 백화암 경내 돌무더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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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 봉래산 돌무더기 |
http://www.chihak.co.kr/news/1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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