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창 준
교대역 이엔이치과 원장
‘무늬와공간’ 갤러리 대표
bonebank@hitel.net
애경바위는 옛날 어떤 장수가 올라가면서 밟은 발자국 혹은 앉은 자리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특히 아기를 못 낳는 사람들이 애경바위에 실을 묶어 놓고 기도하면 아기를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애금바위, 애군바위, 애기암, 애기어머니바위라고도 불린다. 애경바위는 도락산의 서쪽 자락에 있다.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밭들 동쪽, 항동[항골] 뒤 도락산 자락에 있는 바위이다. 북쪽으로 양주시 은현면 선암리로 나가는 도로가 뚫려 있다.
애경바위는 두 개의 바위가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큰 것은 수바위이고 작은 것은 암바위라고 한다. 애경바위에는 홈이 파져 있다. 애경바위는 감악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감악산의 정기를 받기 때문에 신통력이 발휘된다고 한다. 황골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있으며, 애경바위에서 치성을 드린 사람 치고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2011년 현재 도락산은 봉재석산에서 석재를 채취하면서 깊게 패이고 깎이어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상은 2021년도에 필자가 SNS 상에서 애경바위를 검색하여 나온 디지털양주문화대전에 쓰인 내용이다. 이 정보는 2012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작성한 내용으로 여겨지는데, 거의 10년 전에 쓰여진 것이라 삼밭들 동쪽, 항동[항골]이라는 지명을 아무리 물어보고 다녀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필자는 첫 번째 답사 때는 그곳이 어딘지 전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고, 두 번째 답사 때는 도하리 근처의 새로 난 도로들을 헤메이다가 결국 해질 때쯤 새로 생긴 전원주택가 도로 입구까지 갔는데, 예감에 이곳이 맞을 것 같았다. 도로 끄트머리에 염불암이 있었는데, 사람 기척이 없어 내려오다가 마침 길 아래 쪽에서 어느 집(에바다집 선교회) 옆에서 밭일을 하는 분이 있어서 애경바위를 여쭈어 보니 염불암 뒤쪽으로 돌아서 산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있을 거라고 대답하곤 다시 밭일에 열중하였다. 다시 올라가 인적이 없는 잡초가 무성한 길로 들어섰는데 초행길을 혼자 온 데다 주변이 어둑어둑 해지니 오늘도 안되겠다 싶어 결국 포기하고 뒤돌아섰다.
그리고 한참 지난 초여름에 동료와 함께 길을 나섰는데, 내 기억력이 이렇게 나빠졌다니... 전에 갔던 그 전원주택 도로 입구를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동료와 오전 내내 헤메다보니 배가 고파지고 일요일이라 식당들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는데 우연히 인공 낚시터 안내를 보았다. 결국 낚시 전문가였던 동료 덕분에 인공 낚시터에는 반드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고 점심을 해결하게 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전원주택 입구를 찾았는데 그 주소는 경기 양주시 은현면 그루고개로 426번길이었다. 이번에는 단단히 채비를 하고 와서 별 문제없이 산길을 찾아 올라갔다. 약 20-30 분쯤 올라가다 보니 과연 길 양쪽에 버티고 있는 범상치 않은 한 쌍의 바위(그림1)를 보게 되었다. 한쪽 바위 밑에는 제로로 쓰인 것 같은 석판도 있었고 구멍도 숭숭 뚫어져 있는 것이 옛 사람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웬 산모기가 이렇게 많은지……. 주변의 나뭇가지, 풀들이 스쳐질 때마다 수십 수백 마리의 산모기들이 달려들었다. 예전에는 찾는 이들이 많았었다는데, 요즘 사람들은 미신을 믿지 않아 인적이 없다 보니 더 많아진 것 같았다.
애경바위 찾는 과정을 이렇게 장황하게 쓴 이유는 모든 문화 유적 답사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고인돌의 경우도, 기도 바위의 경우도 어느 한 곳 쉽게 찾아지는 법이 없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피부로 느껴지는데, 하물며 수천 년 전의 유적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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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ihak.co.kr/news/17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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