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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스부르크展 포스터 |
앞서 도쿄 국립 신미술관에서 부다페스트展을 본 후, 그다지 멀지 않은 도쿄 국립 서양 미술관을 찾아나섰다. 세계적인 기획전을 자주하는 곳이라 이번에는 어떤 전시가 열리고 있을지 기대되었다. 그런데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값진 전시를 볼 수 있었으니, 바로 오스트리아와 일본의 국교수립 150주년 기념으로 합스부르크展이 열리고 있었다.
13세기 후반에 오스트리아를 거점으로 세력을 확대하여 광대한 제국을 건설한 합스부르크家는 그 재력을 바탕으로 질과 양에서 세계 굴지의 컬렉션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의 협력으로 회화, 판화, 공예, 갑옷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방문한 날이 하필 마지막 전시일이라 수많은 관람객들로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한 점이라도 더 자세히 보려고 발을 동동구르니 발바닥이 다 화끈거렸다. 그래도 합스부르크가의 거대한 컬렉션 가운데 겨우 100여 점만 봤을 뿐이다. 이곳은 사진 촬영불가이며, 휴대폰 촬영도 금지, 메모는 연필로만 가능하다고 주의를 주고 있었다.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을 방문하러 오스트리아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독자 여러분 가운데 도쿄에 가실 예정이 있다면 국립서양미술관을 꼭 한 번 가보시기를 바란다. 도심에 있기 때문에 교통도 대단히 편리할 뿐더러 도쿄 시민의 휴식터인 우에노 공원 안에 있으며, 세계적인 작품의 기획전이 자주 열리기 때문이다. JR 우에노역 하차, 공원입구로부터 1분 거리에 있으며 도쿄메트로 긴자선 혹은 히비야 선 우에노역 하차, 도보로 8분 거리에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기획전의 경우 1700엔, 상설 전시관은 여권을 제시하면 65세 이상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미술관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왔는데, 모두 일본의 미술관에 대한 것이었다. 독자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아직 개원하고 있는 입장에서 뉴욕이나 파리, 러시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들은 병원을 길게 비운 채 갈 수가 없는데, 가까운 이웃 나라에서 세계적인 수작들의 기획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 자주 들르게 되었다. 일정이나 비용 측면에서 보면 경제적이다. 정치, 경제, 외교의 힘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획전이 자주 열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예전에는 미술관에 들러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것을 즐겨했으나, 조각미술관을 설립, 운영하면서부터는 미술관에 갈 때마다 그곳의 건축 설계, 자재, 조경, 설비, 아트 숍, 카페 등 편의시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눈여겨보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그러한 경험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원고를 쓰게 되었다. 다만, 2월부터 코로나19 사태로 기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되어 다음 여행 기회가 될 때까지 독자 여러분과 잠시 떨어지게 되어 아쉽기만 할 뿐이다.
1년이 넘게 미술관 산책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그 지역으로 여행할 기회가 있을 때 필자가 언급한 미술관들을 들러보신다면 뿌듯한 경험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필자가 직접 가보고 들은 것과 일본 측 안내 자료를 참고하여 원고를 작성하면서 모자란 기타 자료를 구해주신 분들께 아울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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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정 모
안정모치과원장·전치협부의장
속초바우지움조각미술관 설립이사장
http://www.chihak.co.kr/news/1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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