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던 추억 타자기 에피소드 연건동 이전후 유급조교 임용
김 영 수
서울대 명예교수
그분이 나를 의국장으로 임명하신거다. 나도 그분께 충성을 다하려고 했었다. 대학원 경비등에 대한 소문이 시끄러워 나에게 상의를 원했다. 얼마후 나를 부르시고 대학원 실습비가 나왔는데 어떻게 사용하면 좋겠는가 하고 물으셔서 마침 미국대학에 편지를 써야 했는데 타자기가 학교 전체에 학장실밖에는 없어서 비서에게 어렵게 부탁했었다. 그래서 그 돈으로 미제 수동 중고 타자기를 하나 구입했고 그다음 학기에는 Asahi Pentax 중고 카메라 한 대를 구입했다. 그것이 보철과 재산의 전부였다. 신품을 살만한 액수가 못되었기 때문이었다.
유학 준비생들이 미국에 가면 타자기도 칠 줄 알아야 한다고 해서 그때 타자학원을 찾았다. 그런데 학원에는 여자들만 있었다. 타자수는 여자들에게 좋은 직업이었다. 조금은 민망했지만 한달 유학준비 겸 타자를 배우고 의국에서 연습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양원식이는 내가 여자 타자학원에 가서 타자를 배운다고 소문을 냈다. 나는 미국에서 내 논문을 다 내가 타자쳐서 작성했는데 미국에서 돌아온 후 어느날 그의 방에서 보니까 나는 두손으로 타자를 치는데 그는 독수리타법으로 두 손가락으로 타자를 치고 있었다. 동기다 보니까 둘이는 서로 얽히고 설킨 에피소드가 많다. 학생들과 이야기 할 때 이 사례를 예로 들어 뭐든 배울때는 정도로 배워야 한다고 말하면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1968년 교정과 신설
우리학년만해도 개업하던 이유경씨에게 교정학 강의를 들었고 치대에 교정과는 없었다.
1965년 누군가가 교정과 전임으로 왔다. 생화학을 공부하던 10회 선배 조희원씨가 신설된 교정과에 과장으로 오면서 먼저 가있던 서정훈선생과 다소 갈등이 있었다. 서교수는 보철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보철과의국원 생활을 했었는데 왜인지 군대를 가지않고 있다가 군복무 대신 병역의무를 면제받는 국토건설대에 갔다와 교정과에 와있었다.
과의 불편한 분위기를 조정하기 위해 한 10회 경기고 선배 이재현씨가 경기고 후배 양원식을 추천해서 1969년 즈음에 양원식이는 신설된 교정과 시간강사로 옮겨갔다. 조교수의 삼촌 이영옥학장이 한 일이었다. 들리는 말로는 그 무렵 대학원과정이 끝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양원식은 동기들 보다 먼저 TO를 받기위해 또 보철과의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과를 바꾸었다고 했다. 다른 이유도 조금은 더 있었다.
유급조교 임용
새로 임명된 이춘근학장의 서울대학교 종합화 계획에 따라 1969년 말 치과대학은 소공동 시대를 끝내고 연건동에 대규모의 신축건물로 이전하게되고, 신규 임용교수 TO를 10여개 얻어와 기초에 먼저 주고 임상에는 일단 유급조교를 나누어 주었다. 나도 운이좋아 이때 유급조교로 임용되었는데 이때 유급조교는 전임강사와 같은 직위였다. 이때부터 치의학교육 연구가 활성화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6개월후에 임상과 유급조교 전원을 전임강사로 승진 시켜 주셨다.
이춘근학장은 개원의로도 통이 크시고 대범하시어 큰일을 많이 기획하시고 성공을 하신분으로 종로에 클리닉도 가지고 계셨고 우이동에 다른 분야의 부자들처럼 별장을가지고 전교직원을 초청해 서구식 정원 파티를 개최한 일도 있었다. 부속병원장을 10년이나 한 분인데 왜 그런지 적이 많으셨다. 이해 12월 말 전 교직원이 소공동 교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연건동 신축교사로 이전했다. 서울대학교 종합화 10개년 계획에 따른 것 이었는데 출입을 통제해서 미리 가 볼수는 없었지만 7층 4,000평의 확장된 새 건물에 일단은 모두 만족하는 듯 했다.
http://www.chihak.co.kr/news/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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