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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5/01  치학신문
유차영의 아랑가 <21>
1965년 섬마을 선생님 : 이경재/박춘석/이미자

이미자 음색은 섬마을 처녀 애끓는 순정을 잘 표현
 


 유 차 영


 한국아랑가연구원장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경기대학교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산학책임교수


 대중가요 유행가스토리텔러

 

 

 

 구름도 쫓겨 가는 섬마음에 철새 따라 찾아오신 사랑의 손님, <섬마을 선생님>. 이 노래는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3대 애착곡(愛着曲) 중 하나다. 그녀는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에 유난한 애착을 가진다. 이 세 곡은 박정희 정권 당시 금지곡이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으로 시작하는, 비단퉁소를 통과하는 듯한 목소리, 감칠맛 넘치는 꺾기, 낭랑하고 애끊어지는 음색과 가락, 그야말로 총각 선생님에 대한 섬 처녀의 순정이 가슴속에서 꼼지락거린다. 이 곡은 1967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주제곡이며, 당시 영화를 촬영한 곳은 옹진군 대이작도, 자월초등학교 계남분교다. 지금도 그곳을 찾아가면 <섬마을 선생님> 노래비와 '문희소나무'가 방문객을 반긴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구름도 쫓겨 가는 섬마을에/ 무엇하러 왔는가 총각 선생님/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 시름을 달래보는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떠나지 마오.
 (가사 전문)


 <섬마을 선생님>을 부를 당시 24세였던 이미자는 문성여상고 3학년 18세 때인 1958년 KBS TV <노래꽃다발>에 출연해 1등을 한 뒤, 이듬해 19세에 나화랑의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했다(다른 데뷔 곡 설도 있으나, 이 곡이 정설임). 이어서 1964년 <동백아가씨>를 발표해 35주 동안 가요 순위 1위를 차지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노래 창법이 왜색조라는 이유로 동백아가씨는 방송 금지곡이 되고, 뒤따라 발표한 <섬마을 선생님>과 <기러기 아빠도> 금지곡으로 묶인 뒤, 곧 음반 제작과 판매까지 금지됐다.
 하지만 타고난 목소리를 금지시킬 수는 없는 법. 그녀는 타고난 목소리와 특유의 고음,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바탕으로 이후에도 수많은 노래를 히트시키면서 대중가요를 대표하는 여성 가수로 인기를 몰아간다. 대표 곡으로는 <황포돛대> <울어라 열풍아> <여자의 일생> <황혼의 블루스> <흑산도 아가씨> 등이 있고, 2004년까지 총 2,100여 곡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 가요사상 가장 많은 취입 기록이다. 이 밖에도 500여 장의 음반을 발표해 최다 음반 판매 기록은 물론, 50여 년에 달하는 최장 기간 가수 활동 기록 등을 가지고 있다. 2002년에는 평양에서 남북 동시 텔레비전 생중계로 특별공연을 했으며, 대한민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존경받는 엘레지의 여왕(Queen of Elegy)이다.
 1965년 <섬마을 선생님>이 대히트를 치자, 1967년 김기덕 감독이 <섬마을 선생님> 영화를 제작한다. 1966년 후반기 외딴섬으로 계몽을 온 총각 의사 선생님과 섬 처녀의 수채화 같은 사랑 이야기다. 오영일·문희·김희갑이 출연했으며, 의학을 전공하고 월남전(越南戰)에서 돌아온 도시 청년 이명식(오영일)은 부모님과 약혼녀 수연(안은숙)의 만류를 뿌리치고 낙도(남해안 하태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태도리에 있는 섬)로 향한다. 월남전에서 전사한 전우 동하의 유언(낙후한 자신의 고향 마을을 계몽시켜 달라는)을 따라 그의 고향을 계몽시키기 위함이었다.
 이때 명식을 짝사랑한 섬 처녀 영주(문희)가 그를 돕는데, 그녀를 사랑한 섬 총각 중갑(이낙훈)은 영주 때문에 명식을 미워한다. 하지만 명식의 노력으로 죽어가는 아이가 되살아나면서 마침내 그의 진심을 섬사람들이 알아준다. 그즈음 명식을 데리러 약혼녀 수연이 서울에서 섬으로 오고 명식은 그녀와 함께 서울로 떠난다. 그때 명식을 짝사랑하던 섬 처녀는 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소나무 아래에 서서 명식이 단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물을 흘리며 바다를 바라본다. 이때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노래가 흘러나온다. 영화 촬영 당시 <섬마을 선생님>에 출연했던 동네 사람 김유숙, 그녀는 지금 대이작도의 마음씨 좋은 민박집 주인이다. 햇살 맑고 바람 잔잔한 날, 대이작도를 향해 가는 뱃머리에서 이 노래를 읊조리면 누구나 다 구름도 쫓겨 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오신 사랑 손님이 되고, 그를 떠나보내는 섬 처녀의 비련을 간직한 로맨스의 화자가 된다.
 언젠가 영화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인 옹진군 대이작도 자월초등학교 계남분교, 이제는 폐교가 돼 허물어진 녹슨 철 대문을 지나 교정 안으로 들어서면서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을 흥얼거리는데, 어느새 귓전에는 1999년 김병걸 작사, 임종수 작곡으로 나훈아가 부른 노래 <분교>가 귓전에 맴돌았다. '학교 종이 땡땡댕' 멜로디로 전주가 시작되는 노래다. '기역 니은 잠이 든 교정에/ 맨드라미 저 혼자 피다가/ 아이들이 그리운 날은/ 꽃잎을 접는다/ 계절이 오는 운동장마다/ 깃발처럼 나부끼던 동무여/ 다들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옛날 다시 그리 위지면/ 텅 빈 교실 내가 앉던 의자에/ 나 얼굴 묻는다// 늑목 밑엔 버려진 농구공/ 측백나무 울타리 너머로/ 선생님의 손풍금 소리/ 지금도 들리네/ 지붕도 없는 추녀 끝에는/ 녹슨 종이 눈을 감고 있는데/ 다들 어디서 그 소리를 듣느뇨/ 추억 찾아 옛날로 가면/ 몽당연필 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르네/ 몽당연필 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르네.' 이 노랫말의 배경지는 김병걸이 졸업한 의성군 안사면 쌍호초등학교다.
 이참에 노래 <섬마을 선생님>과 <분교>가 자매결연을 맺고, 자월초등학교(계남분교는 1992년에 문을 닫았음)와 쌍호초등학교가 형제결연을 맺도록 중매를 서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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