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묘 수 (국보)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문화재 지정 번호
이번 소개할 문화재부터 지정 번호를 쓰지 않기로 한다. 문화재청이 그동안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명승, 사적 등 국가지정물에 행정 편의상 붙여졌던 번호가 문화재 가치 순위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이유로 2021년 2월부터 폐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대한민국 국보 제1호 숭례문(남대문)’이 아닌 ‘대한민국 국보 숭례문’으로 불러야 한다.
한반도에서 유일한 진묘수
진묘수는 중국 후한대부터 나타나는 뿔과 날개가 달린 상상의 동물로 무덤을 지키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신선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주로 돌과 흙, 나무로 만들고 물소나 돼지 등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무령왕릉 출토 진묘수는 한반도에서 발견된 유일한 진묘수로 정면을 응시하며 걸어가는 모습으로 연도 입구에서 발견되었다. 머리에 뿔이 하나가 달리고(일각수, 유니콘) 뿔 뒤로 몸에는 갈기처럼 보이는 날개가 있으며 몸통 앞다리와 뒷다리 위에는 날개 또는 터럭으로 볼 수 있는 장식이 양각되어 있다. 입은 살짝 벌리고 네 다리는 걷는 듯한 모습을 취하고 있고, 입과 몸통 일부는 벽사의 의미로 붉은 진사를 칠했다. 안료 분석 결과, 다리에는 녹색, 갈기에는 분홍색도 확인되었고 총 6가지 색깔로 채색된 것이 확인되었다(붉은색, 분홍색, 적갈색, 녹색, 검은색, 흰색).
백제화로 재창조한 진묘수
몸통은 부드러운 각섬석암(전라북도 장수에서 채취한 것으로 추정)을 깎아 만들었고 뿔은 철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발견된 무령왕릉 진묘수는 중국 남조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몸통은 돌로 만들었지만, 뿔이 몸통과 다른 재질인 철로 만들어지고 모양도 수지형(樹枝形 ; 나뭇가지)인 점, 몸통 표현을 적색 등으로 채색한 점 등은 중국 진묘수와는 다른 특징이다. 중국의 경우 뿔의 재질이 몸통과 같고 모양은 원뿔 형태가 대부분이다. 독각계(일각수) 진묘수의 역할이 단순히 무덤을 지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죽은 자를 서왕모(불로, 불사약을 가졌다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여신)가 사는 곳으로 인도한다고 한다. 또한, 무령왕릉 진묘수는 발견 당시 오른쪽 뒷다리가 부러져 있었는데 이와 비슷하게 남조의 진묘수에서도 한쪽 뒷다리가 부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를 의례를 위한 의도적인 절단이라는 견해가 제기되어 여러 가지 면에서 분석과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비록 무령왕 진묘수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백제인의 사상과 미의식을 가미해 재창조된 한반도에서 유일한 진묘수이며 발견되기 전까지 1,446년 동안 무덤을 충실히 지키며 임무를 완수한 자랑스런 유물이다.
 |
| 길이 48.6cm, 너비 24.0cm, 높이 32.2cm, 무게 48.5kg이고 머리에는 철로 만든 나뭇가지 모양의 뿔과 날개가 양각되어 있고 몸채에는 붉은색 채색 흔적이 역력하다. |
 |
| 국립공주박물관 앞 광장에는 실물을 7배로 확대하여 제작된 진묘수를 박물관 대표 문화재로 선정하여 관람객과 국립공주박물관을 지키는 수호신의 의미로 설치되어 있다. 공주뿐 아니라 경주, 부여, 익산 등 많은 지자체에도 그 지역을 상징하는 유물들을 가지고 브랜드화하고 있다. 별다르게 내세울 역사나 유물을 가지지 못한 대전에 살고 있는 필자로서는 부러움과 동시에 묘한 질투심이 생기는 것을 숨길 수 없다. |
http://www.chihak.co.kr/news/16607
관련기사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