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나성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원래 나성(羅城)이란 성의 바깥에 겹으로 쌓은 성을 말하는데, 부여 나성은 백제의 수도 사비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중요한 외곽 방어 시설로서, 평양에 있는 나성과 함께 가장 오래된 나성으로 알려져 있다.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천도하기 위해 538년을 전후하여 쌓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동아시아에서 새롭게 출현한 외곽 성으론 가장 빠른 것으로 한반도에서는 최초로 축조된 외곽 성이다. 또한 2015년에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부여 나성은 부소산성의 북쪽에 있던 동문에서 시작하여 금강변까지 도성의 북쪽과 동쪽을 감싸며 총길이는 8km나 된다. 전체적인 구조는 부소산성을 중심으로 부여 남쪽과 서쪽은 백마강이 천연의 해자 역할로 방어벽을 이루고 있고, 시가지 동쪽과 북쪽으로 자연적 지형을 이용하여 동쪽 외곽을 나성이 둘러싸고 있어 수도 도심을 완벽하게 보호하고 있다.
 |
| 능선을 따라 보이는 사선이 나성인데 그 왼편이 살아있는 사람의 생활공간인 성안이고 오른쪽 평지는 능산리사지인데 더 오른쪽으로 죽은자의 공간인 고분군이 있다. |
또한 나성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나성의 서쪽(성안)은 시가지 등 살아있는 백성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고, 나성의 동쪽(성밖)은 고분군이 있어 죽은 자의 공간이 되는 경계가 되었다.
나성은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고학적 조사를 해 오고 있다. 그동안 조사를 통해 나성의 축조시기와 형태, 축조에 사용된 토목기술 등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천년이 넘은 나성의 축조방식은 전대에서부터 내려오던 토축 방식에 석축기법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지형에 따라 독특한 축성방식을 사용해 산지와 평지를 연결했다. 토성과 석성의 장점을 결합해서 성벽의 내구성과 방어력을 높인 백제의 창의적이고 뛰어난 성곽 건축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