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시인 신동엽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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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교에서 본 강 건너 모습, 멀리 부여대교가 보이고 건너편, 둑길 소나무 아래 한 시인의 시비가 서 있다. |
발길을 자온대에서 부여 시가지 방향으로 백제교를 건너다보면 태초의 백마강 모습 같은 전원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백제이고 부여의 감성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아름다운 강변이 만약 아파트단지로 바뀐다면 부여의 정체성을 잃는 일이 될 것이기에, 정림사지 5층 석탑만큼 곱게 가꾸고 보존해야 할 부여의 자연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부여가 낳은 신동엽
백제교를 건너자마자 둑길에 오르면 부여가 낳은 대표적인 민족시인인 신동엽 시비를 만나게 된다.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굵은 자취를 남긴 시인(1930~1969)이었다. 195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되며 첫 시집 ‘아사녀’를 발간하고 1967년에는 서사시인 ‘금강’을 발표하면서 역사적 소재를 중심으로 민족의 수난과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의 작품은 백마강이 품은 이처럼 아름다운 전원 속에서 나왔기에 부여가 낳은 시인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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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엽 시비는 북향으로 나무 그늘에 있어 낮에 찾아 가면 강한 역광으로 사진을 찍으면 항상 이 모양이 된다. |
‘껍데기는 가라’라는 저항 시로 널리 알려진 신동엽 시인의 시비에는 ‘산에 언덕에’라는 대표 시 중 하나가 새겨져 있는데, 이 시는 4. 19혁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비록 그들은 가셨지만, 그들의 정신은 우리 주변 곳곳에 다시 피어나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비 앞에서 시인의 마음을 음미하며 백마강을 감상하는 것도 훌륭한 문화 답사가 된다.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 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 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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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39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태어난 부여 동남리에 생가와 문학관을 지어 시인을 기념하고 있다. 백제 고도 부여에 이런 시인을 품고 있다는 것은 역사 유적만큼이나 큰 자랑거리가 된다.(사진 신동엽, 인터넷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