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이 품은 백제 유적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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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8/14 치학신문

금강이 품은 백제 유적 <81>
정지원명 금동삼존불입상(보물)과 군수리사지 금동보살입상(보물)

정지원명 금동삼존불입상(보물)과 군수리사지 금동보살입상(보물)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이 유물은 뒷면에 새겨진 먼저 떠난 아내의 명복을 비는 명문의 애절함으로 더 유명한 불상이다.

1936년 부여군 부소산성에 있는 송월대(현 사자루) 부근에서 발견되었는데, 불상과 좌우의 보살상을 하나의 광배 안에 새긴 일광삼존불 형식으로 6세기 후반에 유행하였던 형식이다. 광배와 불신, 대좌가 하나의 주물에서 주조되어 있고, 본존은 연꽃이 음각된 반구형의 대좌 위에 서서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하고 있는데 두 손은 신체에 비해 크게 조각되어 있다. 왼쪽 협시보살상은 하부가 떨어져 얼굴만 남아있으나, 오른쪽 보살과 같은 형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갸름한 얼굴과 옷자락이 좌우로 휘날리는 것은 중국 북조의 양식과 비슷하다. 부처 위에는 연꽃 위에 합장하고 있는 작은 화불이 새겨져 있고, 광배는 배 모양에 가까우며 불꽃무늬가 새겨져 있다. 광배 뒷면에는 ‘정지원’이라는 사람이 죽은 아내를 위하여 불상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3줄로 새겨져 있다. 즉 ‘정지원위망처鄭智遠爲亡妻 조사경조금상造思敬造金像 조리삼도早離三塗’(정지원이 죽은 아내 조사를 위하여 금상을 만들어 빨리 삼악도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라는 뜻이다. 이 명문으로 천년 넘는 세월을 이겨낸 부부애가 이 유물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어 더 애착이 가는 불상이 되었다.

군수리사지 출토 금동보살입상(보물)

1936년 부여군 부여읍 군수리 절터의 목탑 터 심초석 아래에서 석조불좌상과 함께 출토된 금동보살상이다. 앞면만 조각되어 있으며 머리 뒤에 광배를 달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볼에 살이 살짝 오른 얼굴에 눈은 조금 감은 상태에서 미소 짓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머리에는 삼각형 장식이 있는 보관을 쓰고 있으며 얼굴 양옆으로 머리카락과 함께 관의 띠를 늘어뜨린 모습이다. 몸 중앙에서 옷 주름이 X자로 교차하고 옆으로 뻗친 옷자락은 중국 남북조 불상의 양식으로 제작 시기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몸체를 거의 드러나지 않게 표현하고, 부드러운 옷자락, 가운데가 뾰족한 목걸이, 둥글고 부드러운 얼굴 등 6세기 중엽 백제 보살상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삼국시대에는 이처럼 작은 불상들은 들고 다녔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 만든 나라와 발견 장소가 다를 수가 있다. 그러나 위에 두 유물은 백제의 얼굴과 백제 장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유물이어서 백제 유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