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충사 三忠祠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부소산성의 정문인 부소산문을 지나면 좌측으로 낙화암으로 가는 길과 우측으로 삼충사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삼충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특히 여름에는 삼충사 경내에 있는 배롱나무를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삼충사에 들러 백제를 목숨으로 지키려 했던 세 명의 진정한 백제인에 대해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소산성 내에는 언제 가더라도 우거진 숲이 방문객을 포근히 감싸주는데 이곳도 항상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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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충사 정문인 의열문과 배롱나무 |
삼충사는 백제의 충신이었던 성충成忠( ?-656 ), 흥수興首( ?-? ), 계백階伯( ?-660)의 세 장군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57년에 세운 사당인데, 1981년에 다시 고쳐 지었다고 한다. 성충은 백제 의자왕 때 좌평으로 국가의 운명이 위태롭다고 생각하고 왕께 극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듣기에 좋지 않은 권고를 그치지 않자 결국 의자왕이 노하여 성충을 옥에 가두자, 식음을 전폐하고 끝까지 간언하다 죽은 충신이다. 성충은 임종에 이르러 유언으로 상소를 올리는데, 전쟁이 조만간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과 육로로는 탄현(충남 진산 숯고개)을 넘지 못하게 하고, 수군은 기벌포(금강 하구 장항)의 언덕을 넘지 못하게 하라는 충언을 하고 죽지만 결국 660년 3월 소정방을 신구도행군대총관으로 세운 13만의 당나라 군사가 기벌포 쪽으로 들어왔고 신라는 김춘추를 우이도행군총관으로 삼아 군사를 거느리고 탄현 쪽으로 쳐들어왔으나 이에 대비하지 못한 백제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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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충사 사당 내에 모신 흥수, 성충, 계백 장군의 영정 |
이에 당황한 의자왕은 유배 중이던 좌평 흥수에게 대책을 물었다. 나당 연합군이 공격해오면 백제의 요충지인 백강, 탄현을 지키라고 의자왕에게 간곡히 당부하였지만, 그의 주장이 성충이 말했던 것이고, 오랜 유배 생활로 감을 잡지 못하여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신하들의 간언에 의자왕은 그들 말을 따른다. 계백은 탄현을 지난 신라 김유신 장군의 5만 군이 황산벌로 쳐들어오자 5천 결사대로 잘 싸우다 어린 관창과 반굴의 희생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황산벌에서 장렬히 죽은 장군이다. 5만 병력을 가진 신라군이 10분의 1 병력을 가진 백제군을 상대로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자왕이 채택했던 전술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전 전투 방식으로는 변방의 성을 점령해서 들어오는 방식에서 이번 공격은 다른 지역의 성들은 무시하고 백제의 수도를 목표로 곧장 들어온 것이 변방을 지키고자 흩어져 있던 병력 배치가 문제였던 것은 아닐까? “의자왕의 황음무도에 의해 백제가 망했다.”라고 하는 것은 승자에 의해 쓰여진 역사의 왜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죽음으로 나라를 지키려 했던 세 장군의 충절 앞에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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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에 방문한 삼충사의 고즈넉하고 엄숙한 분위기는 활짝 핀 배롱나무와 함께 세 장군의 충절을 되새기기에 충분하다. |
지금도 이곳에서는 매년 9~10월 개최되는 ‘백제 문화제’ 때 세 충신에게 올리는 ‘삼충제’를 지내고 있다.
http://www.chihak.co.kr/news/17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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