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정(水北亭)과 자온대(自溫臺)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부여에는 백마강을 건너는 다리가 3개 있다. 천정대와 백제문화 재현 단지로 가는 백마강교, 서천공주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국도에 부여대교, 부여 군청에서 규암을 잇는 백제교가 있다. 그중 백제교를 건너서 규암면 쪽 강가에는 옛 나루터인 엿바위 나루터와 우뚝 솟은 바위인 자온대, 그리고 수북정이라는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정자가 있어 이들이 어우러진 수북정 일대는 ‘부여 팔경’으로 지정될만큼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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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거나 운동시설로 활용되는 구 백제교 위에서 바라본 수북정과 자온대, 엿바위 나루터, 바위 아래쪽에 빨간 글씨로 송시열이 쓴 자온대가 암각되어 있고, 엿바위 나루터에 유람선 선착장으로 쓰였던 엿바위 선착장이 왼쪽으로 살짝 보인다. |
수북정水北亭
수북정은 백제 유적은 아니지만 백제 유적인 자온대와 어우러져, 부여 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정자이다. 언제 세웠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조선 광해군 때 양주 목사를 지낸 김흥국(1557~1623)이 이곳에 와 살면서 지은 정자로 알려져 있고 그의 호를 따서 ‘수북정’이라 하였다고 한다. 위에 오르면 탁트인 풍광이 백마강 건너편 구드래 일원까지 다가오면서 청량감을 느끼게 해 준다. 건물의 구조적 특징으로 기둥 배치가 외부 기둥과 내부 기둥을 가로줄에 맞추지 않았고, 천정 가운데만 서까래를 감춘 우물천장이고 주변은 서까래가 노출된 연등천장이며, 바닥은 우물마루를 깔았고, 지붕은 겹처마 팔작지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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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 하나로만 보면 평범한 정자일지 모르나 자온대와 백마강이 어우러진 모습에서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이런 절경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자온대自溫臺
높이 20여 m의 속칭 엿바위가 자온대로 알려져 있는데 삼국유사, 신동국여지승람 등에 의자왕이 강 건너 왕흥사로 예불을 들이기 위해 갈 때 이곳에서 잠시 쉬면 바위가 저절로 따뜻해져서 ‘구들돌’, ‘자온대’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강쪽의 절벽 아래에는 우암 송시열이 쓴 자운대라는 빨간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엿바위(규암(窺岩), 엿볼 규, 바위 암) 전설
자온대의 모습이 흡사 몰래 엿보는 것처럼, 머리를 조금 내밀었다고 ‘엿바위’(규암)라 하였고, 나당연합군의 사비성 침공 당시 초병이 자온대에서 사비성을 엿보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가 없던 시절엔 규암나루를 중심으로 상업활동이 활발해 1936년에 규암장이 개장되어 부여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으나, 해방 이후 육상 교통의 발달로 1968년 백제교가 준공되자 나루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지역 경제가 쇠락하게 되었다. 그러나 규암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에 자온당산제, 용왕제 및 거리제를 열고 ‘규암 엿바위 불놀이’라는 주민 주도형 축제를 개최하는 등, 마을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아름다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